지적재산권 보호문제로 대결구도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요즘 무역수지
통계를 둘러싸고 서로 엉터리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간의 "엉터리 시비"는 미상무부가 지난17일 정례적으로 월별 무역수지
집계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3월중의 무역통계를 발표하면서 작년도 무역수지 수정치도 따라
나왔는데 중국의 지난 한해 대미수출액은 4백5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대해 중국정부는 미국의 4백56억달러는 홍콩을 경유하는 수출품까지
마구잡이로 포함시킨 "뻥튀기 숫자"라며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합리화
하기 위한 정치적인 배경을 깔고 있다는 식으로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중국측의 주장으로는 홍콩의 중개무역분을 제외할 경우 대미수출액은
2백47억달러로 미국통계치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이에대해 미국정부는 수출통계의 개념이 결여된 주장이라며 중국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어 양국은 요즘 통상관련 성명을 낼때마다 먼저 이
통계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형편이다.

이처럼 양국의 통계치 설전이 거세지자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의 견해를 들어 미국과 중국 양쪽에 다 통계상
오류가 있음을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에따르면 홍콩을 경유하는 수출품을 모두 다 포함시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 제외할 수도 없기 때문에 미국 통계치에서 홍콩
거래업자들의 순수입을 뺀 금액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 계산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수출액은 3백86억달러가 산출돼 미국통계와
중국통계의 중간치정도가 된다.

미국과 중국이 예전부터 있어온 통계상의 불일치를 새삼 거론해 세계
언론을 상대로 설전을 벌이는 것은 최근의 지적재산권 분쟁이후 양국간의
무역마찰이 극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