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교통난 해소가 자동차 판매확대의 선결과제로 떠오름에 따라
자동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자동항법장치인 네비게이션(Navjgation)
시스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인공위성을 통해 도로정체 상황을 파악해 운행중인
차량에 전달해줌으로써 혼잡지역을 피해갈 수있도록 유도해주는 장치로
지난 86년 일도시바사가 세계최초로 상용화했다.

위성써비스가 전제돼야한다는 점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그동안 그다지
신경을 쓰지않았었으나 일본의 경우엔 연간 1백만대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있다.

특히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장비 그자체의 상업성보다도 운용에 필요한
교통정보 DB구축등을 통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리 수있다는 점에서
관련업체들은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업체중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개발에 들어갔거나 개발을 추진중인
업체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만도기계등
6~7개 업체.

그중 선두주자는 현대자동차.현재자동차는 현대전자에 의뢰해 지난 89년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는 시제품의 시험운전까지 마친상태다.

현대자동차의 자동항법장치를 개발한 현대전자는 최근 완성된 전국권역의
수치지도에 주유소 버스터미널등 19개 안내항목을 첨가한 전자지도의 제작을
다음달말 완료해 네비게이션시스템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또 올해안으로 인공위성의 측위오차를 교정하는 차량장착용 센서를
개발을 끝낸뒤 내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전자는 이 시스템에 <>TV, FM, AM수신 <>오디오 비디오 CD체인저
<>한국이동통신과 연계한 교통정보제공 기능등을 추가해 대당 2백만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지리정보시스템(GIS)구축사업을 해온 쌍용정보통신을 통해
이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지난 94년부터 내외반도체 LG정밀과 공동으로 이 시스템의 개발에 착수한
쌍용정보통신은 이달중 전자도로지도 제작등 시스템 개발작업을 끝낸후
7월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쌍용정보통신관계자는 이 제품은 자동항법기능을 기본으로 <>지형지물
탐색 <>무선팩스와 호출기등을 이용한 문자및 교통정보 수신 <>핸드폰을
이용한 무선데이터통신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쌍용자동차와 벤츠가 합작생산할 승용차(W카)에 장착될 멀티비젼에
접속시킬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기존의 전장품형식과는 달리 CD롬이
내장된 PC형태인 것이 특징.

대당 가격은 2백4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부품업체로는 유일하게 개발경쟁에 뛰어든 만도기계는 지난
93년부터 액정화면이 내장된 전장품형식의 네비게이션시스템 개발에 착수,
올해말까지 시제품을 생산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만도의 네비게이션시스템은 GIS구축업체인 도화엔지니어링의 전자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1백10만~2백20만원선의 다양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후발주자인 삼성자동차의 경우 승용차 생산이 시작되는 오는 98년
3월을 목표로 전자지도는 SDS, 하드웨어는 삼성전자에 개발을 의뢰한
상태이며 기술제휴선인 일닛산자동차로부터 기술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대우고등기술원, 대우통신등과 함께 개발을 추진중이며
기아자동차도 신차종에 장착하기 보다는 애프터마켓용으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업체들의 개발열기는 네비게이션시스템이 판매된 이후에도
변화하는 도로정보를 계속 입력하는 소프트웨어 개선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시장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또한 교통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인공지능교통
시스템(ITS)구축에도 적용될 수 있어 수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의 이수영박사는 "네비게이션시스템 운용을 위해
축적한 각종 데이터는 ITS구축뿐만 아니라 통신케이블, 도시가스관등
지하매설물의 배치와 같은 도로관련 정보사업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도로의 선형, 등급, 시설물위치등 각종 기초자료의 정확한
가공이 시장선점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 송진흡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