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과 함께 중국 고대병서의 백미로 꼽히는 "삼십육계"를 알기
쉽게 풀어쓴 "병법 삼십육계"(한기욱 편역)가 나왔다.

"소설 손자병법" "금병매" 등 중국고전 간행으로 유명한 고려원이
이번에는 고대 동양의 병가사상과 수많은 전쟁책략을 담은 병가의 필독서
"삼십육계"를 펴낸 것.

"이야기로 풀어쓴"이라는 전제가 붙은 "병법 삼십육계"는 특히 대통령
공보.경제.정무 비서관을 역임한 한기욱 주한케냐영사관 명예영사가
편역을 맡아 주목을 끈다.

서울대정치학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미국뉴욕대학원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고 중앙대교수, 한양대중소문제연구소장, 대한올림픽위원회(KOC)위원
등을 지낸 한영사(66)는 서문을 통해 ""삼십육계"의 각종 계책은 나날이
치열해지는 삶의 전쟁터에서 살아남고 또 성공의 비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속에 명멸해간 영웅호걸의 모습속에서 삶의 슬기로운 지혜를 찾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편역작업을 맡았다는 설명이다.

전4권으로 구성된 "병법삼십육계"는 1~3권에서 36가지 계략을 단편 형태로
풀어적고, 제4권에서는 원전을 그대로 해설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제1권의 내용은 삼십육계의 첫번째 전략인 승전계와 두번째 전략 적전계.
천과해(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던다) 등 6가지 승전계와 무중생유
(지혜로운 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등 적전계 6가지를 담았다.

제2권은 공전계와 혼전계편으로 각각 타초경사(풀을 베어 뱀을 놀라게
한다), 부저추신(가마솥 밑에서 장작을 꺼낸다) 등 6가지 계략을 실었다.

3권은 제5.6 전략인 병전계와 패전계편으로 투량환주(대들보를 훔치고
기둥을 빼낸다), 미인계등 각각 6가지 계책에 얽힌 이야기를 적고 있다.

4권 원전해설편은 삼십육계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는 물론 주역을 인용한
부가설명을 통해 한문에 대한 이해를 도운 점이 특징.

이책에 따르면 "삼십육계"는 패전계가 내용의 전부인듯 알려져온 것과
달리 다양한 상황에서 적을 퇴치하는 방안을 찾는 병서이자 그속에서
인간심리와 세상이치를 꿰뚫는 처세서인 셈.

승전계의 경우 내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을 때 승기를
타고 적을 압도하는 작전으로 성동격서가 대표적인 책략이다.

적전계는 적과 나의 세력이 비슷할 경우 기묘한 책략으로 적을 미혹시켜
승리하는 전략, 세번째 공전계는 자신과 적을 안 다음 계책을 모의해
공격하는 전략이다.

또 혼전계는 적이 혼란한 와중을 틈타 승기를 잡는 전략이고, 병전계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적이 될수있는 우군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 패전계는 상황이 가장 불리할 경우 열세를 우세로, 패배를 승리로
이끄는 전략으로 미인계 공성계 반간계 고육계 연환계 주위상(도망가는
것도 뛰어난 전략이다) 등이 주를 이룬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