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궁합이 맞아야한다"

부동산개발때 땅의 모양이나 주위 건축물의 성격, 수요실태 등에서 크게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국내 대형 건전지회사 사장을 지낸 남모씨(서울 논현동)는 이같이 주변
수요자들의 성격과 주거움직임을 면밀히 분석, 논현동에 있는 대지 85평에
임대료 1억원짜리의 고가대형다가구 임대주택을 지어 성공한 케이스.

서울지역 다가구주택이 보통 10-15평정도의 소형이고 가구당 임대보증금이
5천만원내외라는 점을 감안할때 흔치않은 사례다.

논현동 경복아파트 뒷편에 자리잡은 구옥에 살고있던 남씨는 지난해 낡은
집을 수리하기위해 견적서을 뽑아보았다가 부동산개발에 나서게됐다.

수리비용이 4천만원-5천만원으로 예상외로 비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은 소택지개발 전문업체인 한국예건에서는 원룸과 투룸형태의
소형다가구보다는 아파트 32평형정도의 고급다가구 임대주택를 제안했다.

주변이 고급주택지이면서도 아파트나 주택들이 낡아 대형주택 임대수요자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곳에 오래 살아 주거성향을 파악하고있던 남씨는 이를 흔쾌히 받아
들였고 예상은 적중, 완공 한달뒤인 지난달 임대완료됐다.

헌 집을 수리하려던 인근 주민들이 집을 전세놓고 새 집으로 잇따라
들어왔다.

대신 가구수를 8가구로 줄이고 고급자재및 2중 방범시설등을 설치했다.

건물의 주출입구에 잡상인이나 방문객을 선별하기위한 비디오폰(8개)를
설치했으며 각 가구에는 내부 인터폰을 설치했다.

또 주출입구를 각 가구에서 개별 열쇠로 열수있도록했다.

싱크대도 주방용 이외에 다용도창고역할을 할수있도록했다.

건물의 효용을 높인 또다른 특징은 뒷편이 높은 약점을 활용해 반지하
1층을 사실상 1층같이 만든 점이다.

이같은 개발로 남씨가 올린 임대소득은 2억4천만원.

남씨가 한가구에 입주한 것까지 감안하면 3억4천만원의 임대소득을
올린셈이다.

8가구 임대료 총액이 8억원이었으며 총공사비용은 4억6천만원(평당 공사비
2백10만원. 설계비 10만원. 기타경비 10만원)이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