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시장을 장악하려면 스코틀랜드로 오라"

한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지난 28일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마이클 포사이스 스코틀랜드총리(42)가 29일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자업체들에게 스코틀랜드는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라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의 허리 전체를 잇는 실리콘글렌은 유럽최대 전자산업단지로
현재 3백개 이상의 외국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나 아직까지 한국기업의
투자는 한건도 없다.

스코틀랜드투자유치청은 지난 94년초 서울사무실을 설치, 한국기업의
대스코틀랜드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맹렬히 뛰었다.

2년여동안 씨를 뿌리고 가꾼결과 포사이스총리의 방한에 맞춰 첫번째
결실이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포사이스총리가 신호그룹 관계자들과 함께
신호전자통신의 컴퓨터모니터 생산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

포사이스총리는 "신호그룹의 이번 투자결정은 한국기업으로서는
첫번째 대스코틀랜드 직접투자"라고 소개한뒤 이를 계기로 앞으로
한.스코틀랜드간 경제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신호그룹에 대해 공장부지선정 및 매입에서부터 종업원채용 및
훈련, 또 경영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정부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스코틀랜드정부가 외국기업에게 이같은 친절을 베푸는 이유에 대해
포사이스 총리는 "70년대까지 철강 기계 등을 기반으로 선진공업국으로
발돋움 했으나 이들 업종이 사양화되고 경쟁력을 잃어버린 까닭에
첨단전자산업을 집중 육성해 산업공동화를 막자는게 정부는 기본정책"
이라고 설명했다.

세인트엔드류대 출신인 포사이스총리는 지난 90년 36세의 나이로
영국 국무장관에 임명됐고, 이어 92년부터 94년까지 노동부장관을 거쳐
95년 7월부터 스코틀랜드총리를 맡는 등 출세가도를 달리는고 있는
엘리트관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