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관리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경상수지는 지난달까지 65억6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정부의 목표범위(50-60억달러적자)를 4개월만에 훌쩍 넘어선 것이다.

사상최대규모의 적자를 냈던 작년 한햇동안의 적자규모(89억5천만달러)에도
육박하고 있다.

올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와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한은이 아무리 "경상수지적자규모가 국민총생산(GNP)의 4%이내(우리나라는
2%수준)면 별문제가 없다"(팽동준조사제1부장)고 강조하고 있어도 말이다.

국제수지관리가 올 국내경제의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이처럼 경상수지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무역수지가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게 첫번째다.

반도체 철강 화공품등 수출주력업종이 국제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수입은 원자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무역외수지도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소득이 많아지면서 여행객과 유학생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로열티와 광고
선전비 등도 증가추세에 있어서다.

문제는 이같은 적자추세가 좀처럼 수그러들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한은의 분석대로 구조적 요인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면 수출경쟁력을 배가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무역외수지도 해외여행을 금지하는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5억1천만달러적자(올들어서는 39억달러적자)를 냈다.

수출부진이 주된 요인이다.

수출증가율(통관기준)은 지난 1월만해도 30%대에 육박했으나 지난달에는
5.3%로 급전직하했다.

특히 중화학공업제품은 지난달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수출이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는 것은 수출단가의 하락때문이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전체 수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화공품 철강제품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반도체값은 50%이상 떨어졌으며 화공품값과 철강값도 각각 18.5%와
8%하락했다.

전체 수출단가도 작년4월보다 6.4%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업종별 수출증가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중화학공업에선 자동차와 기계류만이 각각 20.2%와 16.6% 증가, 체면을
유지했다.

반도체등 전자제품은 3.5%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속제품과 선박수출은 오히려 각각 36.4%와 17.6% 줄었다.

화공품수출도 9.3%감소했다.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수입증가율은 지난 3월 4.2%로 떨었졌다.

그러나 지난달엔 14.3%로 다시 높아졌다.

자본재수입은 설비투자둔화 등으로 4.3%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최근
국제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원자재수입은 21.1% 늘었다.

식료및 소비재도 승용차(85.2%) 화장품(52.8%)등 사치품 수입증가로 인해
23.0% 증가했다.

한은은 이같은 수입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수지등 무역외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무역외수지는 지난달 5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무려 23억2천만달러 적자다.

작년동기(11억7천만달러적자)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운수서비스 여행 투자수익 기타용역등 무역외수지를 구성하는 모든
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수지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의 정체로 수입은 전년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소득수준 향상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늘어나 4월 한달동안
1억9천만달러 적자(올들어서는 7억1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로열티지급 등을 나타내는 기타용역수지도 올들어 6억3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무역외수지의 경우 무역수지와는 달리 계절적 요인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운송서비스비용과 로열티등은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늘어날수 밖에 없다.

해외여행비용도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증가하는건 당연하다.

따라서 아무리 수출촉진대책을 마련한다해도 무역외수지관리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올 국제수지관리를 제대로 하기는 힘들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