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의 승자가 신규통신사업권을 차지한다"

신규통신사업자를 향한 참여추진기업간 경쟁이 청문심사로 집중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청문심사를 통해 각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일관성
을 파악, 계획서가 전체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까지 감점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즉 청문회를 잘 치르지 못할 경우 신규통신사업은 단지 "파랑새"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꿔 말하면 "낙동강 오리알"로 타락하는 셈이다.

이같은 정통부 입장에따라 해당 컨소시엄 대표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고 일부 컨소시엄에서는 모의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대표들은 주로 사업계획서의 전체적인 내용을 암기하고 중소기업지원 및
기술개발계획의 실현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PCS쪽 장비제조군의 삼성-현대 연합컨소시엄인 에버넷의 남궁석대표와
LG텔레콤의 정장호대표는 내부적으로 제기된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대표와 남궁대표는 모두 정보통신전문가이고 달변가이기 때문에 굳이
모의청문회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G텔레콤은 정대표가 지난 7년간 LG정보통신을 맡아 오면서 무궁화위성
입찰, 한국통신 및 한국이동통신의 교환기 및 이동통신시스템 입찰에 참여해
시스템 공급권을 따낼 정도로 이분야의 베테랑이어서 청문회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반해 에버넷은 남궁대표와 함께 현대측 전문가를 배석시켜 질문에
충실히 답하고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승부수"를 전격적으로 내세워
청문회를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3개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비장비제조군은 모의청문회를 갖는등
열기가 대단하다.

금호-효성 연합컨소시엄인 글로텔과 한솔-데이콤연합인 한솔PCS 및 기협의
그린텔은 각각 박재하대표 정용문대표 성기중대표를 참석시킨 가운데 교수와
실무자들이 질문하고 대표가 답하는 형식의 모의청문회를 가졌거나 진행중
이다.

한솔PCS는 정단장을 참석시킨 가운데 본사에서 모의청문회를 열고
실무자들이 사업계획서 내용을, 교수들이 중소기업육성방안등을 주로 질문
하도록 했다.

글로텔은 지난 5월초 효성그룹본사 회의실에서 모의청문회를 열고 7명의
교수로 구성된 청문단이 박대표에게 사업계획서의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질문하도록 했다.

그린텔은 지난 5일부터 주로 실무자들이 성대표에게 질문하는 방식의
청문회를 거의 매일 진행하고 있다.

이들 3개컨소시엄은 청문회가 임박하고 대표들이 어느정도 청문회에
익숙해졌다고 보고 더욱 강화된 모의청문회를 갖고 최종점검을 마친다는
복안이다.

전국TRS사업을 추진중인 기아텔레콤 동부텔레콤 아남텔레콤도 모의청문회를
가졌다.

아남텔레콤은 교수중심으로 구성된 모의청문단이 김주채대표에게 중소기업
육성방안의 실현성등에 대해 자세히 질문하도록 했으며 이때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가 대표를 맡은 이유를 묻는 예상밖의 질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텔레콤은 최근 윤대근대표와 기술임원을 참석시킨 가운데 동부그룹본사
에서 모의청문회를 열고 통신사업참여의지와 중소기업육성방안등 50여개
문항에 대한 질의와 답변을 진행했다.

기아텔레콤이 최근 본사에서 연 모의청문회에서는 교수와 실무자를 포함한
다양한 인사들로 구성된 청문단이 기술제휴선인 모토로라 및 TRS사업을
추진하게된 배경등에 대해 질문하고 남기재대표가 자세히 답변토록 했다.

이같은 PCS와 TRS분야의 열기는 청문회가 사업권의 향배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해짐에 따라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