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채권부이사 >

채권관련 교재들을 보면 회사채의 종류를 크게 일반사채(무보증채)와
보증사채로 나누고 있음을 볼수 있다.

이러한 분류들은 물론 채권이 본래 생겨난 미국에서의 분류방법으로
무보증사채가 일반적인 회사채의 형태라는 의미에서 일반사채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분류는 적합하지 않은 것같다.

전체 회사채발행액 가운데서 무보증채의 발행이 가장 활발하였던 지난
94년의 37.0%를 정점으로 우리나라 회사채시장에서의 무보증채 발행비중은
감소하기 시작하여 95년도는 28.1%를 보였고 급기야 올해들어서는 4월말
현재 4.8%로 줄어 들었다.

이러한 무보증채 발행의 급격한 감소의 1차적인 원인은 연초부터 우성건설
의 부도로 무보증채에 대한 채무불이행 위험(Default Risk)이 전체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재계순위 20위내에 드는 재벌사의 부도는 채권운용자 모두에게 역시
보증채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둘째 그동안 무보증채를 주로 매입하던 투신사가 무보증채 매입을
기피하는데 있다.

채권시장의 성격이 만기보유자 중심에서 단기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적극적인 딜링(Dealing)장으로 변하면서 투신사들도 언제든지 시장에 매각이
가능한 보증채를 더욱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무보증사채가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오는 하반기부터 14개투신사와 8개 신설종금사가 투신업을
개시하게되면 고객에게 0.1%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려는 금융기관간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규모 금융기관이 보증한 보증사채보다도 우량기업이 발행한
무보증채의 인기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예금자보호법이 시행되면 언제든지 금융기관의 퇴출이 이루어질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보증기관만 믿고 투자하는 관행에서 탈피하여 보증이
없더라도 기업내용이 우수한 기업의 채권이 더 선호되는 시장은 멀지않아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