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제수지 방어를 위해 인위적인 환율인상이나 금융긴축을 통한
총수요억제등 단기적인 대책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중장기적으로 소수품목에 의존하고 있는 취약한 수출산업구조를
개선, 수출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수출선수금 영수범위확대 비경쟁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인하등 시급한 수출현장의 애로를 덜어주기로 했다.

나웅배 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29일 김영삼대통령에게 국제수지개선책
을 보고한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나부총리는 "인위적인 환율인상이나 총수요 억제시책은 물가와 금리 불안을
가져오고 그렇게 되면 기업의 생산활동도 위축된다"며 "이같은 단기적이고
대증적인 국제수지 개선책은 실시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물가안정의 바탕위에서 국제수지 개선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수출산업
의 경쟁력과 저변을 확대하고 임금안정과 물류비용절감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경공업의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자본재산업육성 기술개발
중소기업구조조정등의 시책을 향후 1-2년간 지속적으로 추진, 수출산업의
기반을 늘릴 방침이다.

나부총리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수출촉진책도 물가안정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거시경제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출현장의 애로 사항
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오는 6월부터 수출선수금 영수한도를 확대하고 수출
보험및 국산기계구입자금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경쟁원자재에 대해서는 관세를 대폭 낯추거나 아예 면제해 복잡한
관세환급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관광 레저산업 진흥안을 마련, 해외여행 급증으로 인한
무역외수지 적자를 축소키겠다고 말했다.

나부총리는 또 최근 반도체등의 수출부진은 업계의 과당경쟁에도 일부
원인이 있는 만큼 업계도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로얄티 지불의 원인이 되는
단순상표도입등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통상산업부는 이와관련, 조만간 반도체 3사에 과당경쟁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자제해 달라고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

<김선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