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의 주말연속극 "목욕탕집 남자들" (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과 SBS의 시트콤 "LA아리랑" (신동익 극본 김병욱 연출).

"목욕탕집..."은 현재 전 프로그램을 통털어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의 "효자프로그램"이고 "LA아리랑"은 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역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코믹물이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이 있다면 오는 6월말경 종영키로 돼 있는 점.

그러나 한쪽은 인기가 좋다는 이유로 방영을 연장키로 했지만 다른
한쪽은 애초 계획대로 방송 1년만에 종영키로 눈길을 끈다.

KBS는 "목욕탕집..."이 "바람은 불어도"이후 줄곧 시청률 1위를
나타내자 당초 계획을 수정, 9월까지 방영키로 결정했다.

"내친김에 연말까지는 거뜬히 갈 것"이라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실정.

방송연장과 관련, KBS는 후속프로그램의 준비부족과 출연자들에 대한
캐스팅의 어려움 때문에 방송을 연장하게 됐을 뿐이라고 궁색하게
변명한다.

그러나 단지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공영방송이 지향해야 할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 인기가 있을때 마무리를 짓는 것이 보기에도 좋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민간상업방송인 SBS는 연장방송의 유혹을 뿌리치고 방송
만1년이 되는 6월말에 "LA아리랑"의 막을 내리기로 해 KBS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매일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참신한 소재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인기가 있을때 막을 내리는 것은 과감한 결단이라는게
방송계 안팎의 평.

SBS는 후속으로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민선자치시장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트콤 "아빠른 시장님"을 7월부터 내보내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