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영동사옥 소유권 소송에서 이긴 현대그룹이 한중 민영화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한라그룹이 인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30일 "그동안 현대가 한중 민영화에 참여할 것처럼
알려졌으나 사실은 한중 인수엔 별 관심이 없다"며 "한중은 지난 79년과
80년 정부의 무리한 중화학투자조정 조치에 의해 공기업화 된 만큼
"원상회복"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게 그룹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가 지난 80년대말 한때 한중 민영화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그때의 상황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며 "한중 인수를 놓고 현대와
한라가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현대가 한중은 원래 주인인 한라그룹에 되돌아 가야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한중 민영화때 현대와 한라가 공동보조등을
통해 "형제 그룹간 우애"를 과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라그룹은 한중의 전신인 현대양행을 정부에 강압적으로 빼앗겼다고
주장하며 이 회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현대그룹이 한중 영동사옥 소송에서 승소한 후
한라그룹 관계자는 "영동사옥을 현대로부터 되찾기 위해 법적분쟁을
일으키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