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신라문화를 꽃피운 경주는 국보28점, 보물71점, 사적72곳 등을
포함 총 400여점에 가까운 문화재를 품고 있는 국립공원이다.

경주국립공원은 토함산지구, 소금강지구, 화랑지구, 서악지구,
단석산지구, 남산지구로 분리돼 경주시내에 산재해 있다.

세계적인 문화재로 인정받은 불국사와 석굴암은 토함산지구에 있으며
그 서쪽에 보문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경주시 남쪽에 위치한 남산지구는 특별히 유명한 문화재가
없어서인지 내국인에게조차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남산에 반해 30여년동안 경주 남산 안내를 해 온 남산사랑협회
방경환씨(69)는 "남산을 보지 않고는 경주를 가 봤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 남산의 내력 = 옛 신라의 도읍이던 서라벌 남쪽에 우뚝 솟은 금오봉
(468m)과 고위봉(494m)이 흘러내려오면서 형성된 40여개의 계곡과 뻗어내린
산줄기들을 모두 합쳐 남산이라 부른다.

이 곳에는 신라건국설화에 나타나는 나정에서부터 신라국방의 심장부였던
남산성과 통일신라의 종막을 고했던 포석정등 신라1,0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유적들이 시간을 초월해 한 공간속에 공존하고 있다.

특히 서기 528년 신라에서 불교가 공인된 이후부터 남산은 천상의
부처님이 하강하여 머무는 산으로 신앙되어 많은 절이 지어지고 탑이
세워졌으며 바위마다 부처가 새겨졌다.

지금까지 발견된 절터수만해도 134곳(현존사찰 18곳포함)이나 되고
마애불과 입체불상을 모두 합치면 87채나 되며 크고 작은 탑들은 69기나
된다.

그래서 경주사람들은 신라문화의 집합체라고 할수 있는 남산을
노천박물관이라고 부른다.

<> 주요등산코스 = 남산의 유적을 간편하게 둘러보는 등산코스는
최근 3가지로 정리됐다.

제1코스는 서출지에서 출발 칠불암-석불좌상-삼층석탑-용장사계곡-용장계-
용장리로 내려오는 길이다.

거리는 약 7km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제2코스는 삼릉서 산행을 시작하여 마애삼존상-석불좌상-상선암-삼층석탑-
용장사계곡-용장리로 이어진다.

약 6km로 3시간 거리다.

제3코스는 옥룡사에서 출발 남산성터를 거쳐 전망대-기암-삼릉으로
하산한다.

거리는 7km.

1,2코스에서 다 포함되어 있는 용장사는 지금은 돌축대만 남았지만
남산전역에서 손꼽히는 대가람이었다고 한다.

금오신화를 쓴 김시습이 단종의 폐위소식을 듣고 비관하여 중이 되어
오래 머물렀던 절로 유명하다.

남산사랑협회의 방경환씨는 "후세의 잣대로 볼때 명당터로 안보이는
계곡 곳곳에 절과 탑을 세우고 바위마다 불상을 조성,남산전체를
사원화 한 것은 전래의 민속신앙인 산악.거암숭배사상이 신흥종교인
불교와 자연스레 융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경주남산패키지 = 경출주보문단지내에 있는 호텔현대는 남산기행
패키지를 마련, 내외국인에게 신라불교문화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스는 불상이 가장 많이 널려 있는 삼릉을 기점으로 한 제2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안내는 직업가이드가 아닌 남산사랑협회회원들이 진행하는 것이 특징.

이들은 산행을 하면서 남산의 아름다운 계곡과 다양한 불상들에 얽힌
전설, 예술적가치와 역사적 사실등을 전래의 토속신앙과 불교문화등에
기초하여 설명해준다.

< 노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