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정부의 개혁드라이브 정책에도 불구하고 정부부문 경쟁력 평가에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지난 24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매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국제 경쟁력을
평가, 순위를 매겨온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은 96년 한국의 종합적인
국제경쟁력을 46개국중 27위로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순위 떨어진 것으로 칠레(13위), 대만(18위), 중국(26위)
보다도 처졌다.

이처럼 1년새 한단계 떨어진 주된 이유는 "정부부문의 경쟁력 하락"에
기인한다.

한국은 <>정부 <>국제화 <>금융 <>과학기술 <>사회간접자본 <>기업경영
<>인력 <>국내경제등 8개부문중 지난해 18위였던 정부부문 경쟁력이
올해는 33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나머지 7개부문의 경쟁력 평가는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이었다.

정부부문 경쟁력이 이처럼 크게 떨어진 것은 인위적 가격통제, 낙후된
정치시스템, 행정의 불투명성과 중앙집중, 관료주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 국제화(41->43위), 금융(37->40위), 기업경영(23->28위), 과학기술
(24->25위) 등 4개부문의 경쟁력 순위도 지난해보다 내려갔다.

경쟁력순위가 올라간 부문은 국내경제(7->4위), 사회간접자본(35->34위)
2개부문 뿐이었다.

인력부문 순위는 21위로 변화가 없었다.

한편 국가별 종합 국제경쟁력 순위는 미국이 올해도 작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평가되었다.

싱가포르 홍콩등 우리의 경쟁 대상국들은 여전히 상위 랭킹을 고수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 한국보다 10위나 처진 34위(지난해조사방법 기준)였던
중국이 올해 조사에서 한국을 1위차로 누르고 26위에 뛰어 올라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IMD는 전세계 3,000여명의 경제계 지도급인사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총225개 항목별 평가점수를 종합, 국가별 경쟁력순위를 매기고 있다.

얼마전 어느 기업인이 "정부관료는 x류, 정치인은 x류"라고 해서 물의를
일으킨바 있었다.

그때 관련된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매도했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전적으로 옳았다고 수긍할 수밖에 없는 느낌이다.

외국의 경제전문가들에게 비친 우리의 모습과 실력에 대해 우리가 정도
이상으로 과민할 필요는 물론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백안시하거나 외면해서도 안될 것이다.

이같은 평가는 경우에 따라 다소 왜곡 또는 과장된 인식의 결과로 추정
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은 국내에서도 자주 거론되거나 민간부문
에서 불만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관료주의적 기득권집착과 민간위에 군림하려는 독선적 사고가 문제다.

문화적인 폐쇄성 문제나 금융자율화, 자본시장의 선진화도 과제이다.

정부부문의 효율화와 개혁은 외국의 평가이전에 우리자신의 경쟁력
혁신을 위해서도 시급히 실천되지 않으면 안될 최우선과제이다.

강경식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