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빈 <동원산업(주) 사장>

모든 수산인의 숙원인 해양행정 일원화가 드디어 이루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를 좋아한다.

바다는 낭만과 희망을 주기도 하고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 주는 "보고"
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다를 관장하는 해양행정이 일원화되었다는 것은 늦은감은
없지 않으나 바다에 대한 새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수산인"은
크게 환영하며 해양부 신설에 갈채를 보낸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해양에 대한 행정업무가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어
마치 주인없이 표류하는 배와 같은 상황이어서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와 나를 막론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였다.

공장폐수와 생활오수는 연안에서 생물이 살수 없도록 오염시키고, 유류
수송이 갈수록 증가됨에 따라 연안에서의 유조선 사고가 빈발하여 바다는
더욱 황폐되고, 육지와 연접된 공유수면은 도처에서 매립되어 어민들은
문전옥토와 같은 황금어장을 잃고 생계가 막연하여한숨만 쉴 뿐이었다.

이러한 딱한 실정을 알면서도 정부의 차관회의에도 참석지 못하는
수산청장은 역부족을 느끼며 낙심한 어민들을 달래기만 급급하는 실정
이었다.

원양어업은 먼 대양의 해외어장에서 우리 태극기를 휘날리며 식량자원을
확보하여 고단백질의 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좋은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해 매년 어선 수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해양행정이 일원화되면 정부의 시책인 작은 정부차원에서 수산청과
해운항만청이 통합되고, 중복업무가 조정되어 예산도 크게 절약되며,
신속한 업무처리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수 있게 될 것이다.

40만 어업인들은 여러 곳에 분산된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수 있게
되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종합적으로 해결할수 있게 되어 편리성과
효율성을 기대할수 있게 되었다.

육지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해외자원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데
아직도 개발할 여지가 있는 곳은 바다 뿐이므로 바다는 미래의 보고라
할수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은 옛말이 아니고 지금도
마음깊이 되새겨야 하는 명언이다.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천년 전의 해상왕 장보고를 기리며 대대적인 행사를
하고 있는 것 역시 앞으로도 바다개척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좋은 행사라 생각한다.

바다는 우리 인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식량자원의 보고이며 미래에
인류가 생활할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다.

또한 바다를 개척하면 우리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생물자원 광물자원
에너지자원 등이 부존되어 있으므로 해양발전이 곧 국가발전이라 할수
있다.

80년대 초반부터 각국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하고 있고, 지난
94년에는 유엔 차원에서 신해양법협약이 발효되면서 국가간 교섭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범국가적 대응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로 우리의 미래는 바다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산-해운-조선등 중요산업이 여러 부처(12개부처 3개청)로
분산되어 개별 산업별로 육성 발전되어 왔으나 이제 해양행정이 일원화
됨으로써 해양의 개발-이용-보전에 관한 범국가적 차원의 종합계획이
세워지고, 일사불란한 종합행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크게 기대해 본다.

또한 지금까지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추진해 왔던 해양행정의 시각을
대전환하여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며 21세기 해양입국을 위한 비전을 수립
하고 실천해 줄 것도 바란다.

해양부가 생긴다 하여 지금까지의 모든 문제점과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만능일 수는 없다.

따라서 모든 해양인들은 강력하게 단합해서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해양부가 일등 부처가 될수 있도록 잘 협조하여 관민이 함께 발전할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해양부 탄생을 전 해양인과 함께 경축하면서 이러한 결단을
내린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해양부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두손 모아 기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