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유치위원회는 1일 개최지 결정투표 직전에 있게 될
유치설명회의 리허설을 31일 새벽(한국시간) 취리히호텔 회의실에서
가졌다.

이날 리허설에서는 설명에 나선 인사들의 말이 조금 길다는 지적이 나와
표현을 좀더 간결하게 요약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편 한국유치위는 전날 오후 이홍구 명예위원장과 구평회 위원장 정몽준
FIFA부회장 최창신 문화체육부차관보 등이 참석한 고위관계자회의에서
유치설명회에 나설 5명의 위원을 최종 확정했었다.

<>.한일 양국간 월드컵유치 경쟁이 전례를 찾을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자
FIFA사무국은 양국 유치위원들의 집행위원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등
"혼탁"분위기를 막느라 고심.

이를위해 사무국은 마감이후 취재허가증을 신청한 한국및 일본 취재진에
대한 허가증 발급을 거부했으며 30일부터는 사무국내 사진촬영등 보도활동을
금지시키는등 보안에 철저.

또 1일 표결에 앞서 실시한 양국의 월드컵유치 설명회도 상호 제비뽑기를
통해 순서를 정하기로 합의.

한편 FIFA의 이같은 격리정책은 집행위원을 갖고있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 집행위원이 없는 일본대표단은 막판 로비전을 펼치지 못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정부회장의 활동을 은근히 점검하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FIFA 분과위원회 회의로는 처음으로 98프랑스
월드컵조직위원회 회의에 참석.

이 위원회에는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있는 질레르모 카네도
(멕시코)와 레나르트 요한손(스웨덴) 등 모두 15명의 FIFA 집행위원이
포함돼 있어 31일의 FIFA 집행위원회에 앞서 공식석상으로는 가장 많은
집행위원이 모인 자리였다고.

<>.월드컵 유치를 위한 엽서보내기 운동본부가 30일 서울에서 수송한
1백20만장의 엽서중 5백여장을 FIFA 본부 앞에 전시했다가 FIFA의
요청으로 5시간만에 철거.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1시께 대부분의 엽서를 FIFA 본부 입구 옆 공터에
쌓아놓고 " WORLD CUP SEOUL KOREA "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거는 한편
일부를 전시했는데 FIFA의 요구에따라 오후 4시께 철수했다.

<>.조상호 한국유치위 집행위원 등 "81년 바덴바덴 신화"의 주역 3명이
취리히에 집결.

조상호 집행위원과 이원경고문이 30일 도착한데 이어 31일 오후
대한체육회장인 김운용 고문도 합류해 지난 81년 88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서울이 예상을 뒤엎고 일본 나고야를 물리친 신화가 재현될지에 관심.

<>.일본 유치위원단으로는 최고위직을 지낸 미야자와 기이치 전총리가
30일 오후 취리히에 도착.

미야자와 전총리는 공항에서 일본 기자들을 위주로 20여명이 몰려들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한 마디 말도 없이 숙소로 직행.

그는 일본유치위원단의 간판자격으로 1일 투표직전에 있게될 유치설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한 일본 정.관.재계의 협력관계는 대단했다는 평.

일본의 유치활동이 시작된 것은 일본축구협회가 축구활성화위원회를 만든
지난89년부터로 최근 하시모토 류타로총리는 일본을 방문하는 FIFA관계자
들을 일일이 접견하는 것은 물론 최근 방콕에서 열린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도 열세로 알려진 유럽지역지도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협력을
요청했다는 것.

하시모토총리는 이와함께 FIFA이사국21개국중 한국을 제외한 20개국
이사들에게 협력요청의 친서를 전달하고 8표가 걸려있는 유럽지역에는
월드컵일본유치국회의원연맹 회장인 미야자와 기이치전총리를 파견해
로비활동을 전개하기도.

정부기관중에서는 외무성이 대사관 등 범세계조직을 활용해 지원활동에
적극 나섰으며 지난3월에는 FIFA이사국기자들을 중심으로 외국인기자
50명을 초대해 시설을 관람시키고 리셉션도 열어 일본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가 나가게끔 유도.

외무성은 일본=고물가 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물가비교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는 맥도널드햄버거측에 특별협력을 요청해 월드컵대회가
유치되면 대회기간동안 햄버거가격을 인하한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 도쿄 = 이봉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