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구특파원]

<>.단독유치를 자신해 오던 일본에서는 FIFA이사회가 이날 공동개최로
결론을 낸데 대해 상당히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한국의 전략적 승리"
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언론들은 "공동개최결정은 일본의 예상과는 다른 결론"이라고 분석하는가
하면 현장에 나가 있는 일본의 유치위원회관계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단독유치를 자신해 왔기 때문에 대단히 놀라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관계자들은 아벨란제회장이 22년간이나 FIFA에서 군림해 왔기 때문에
비상카드를 제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라도 결국은 유럽축구연맹의 제안을
걸러내고 단독개최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가와부치 부위원장은 이날 밤 NHK와의 위성인터뷰에서 "일본도 FIFA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개최를 위한 앞으로의 과정에 대해서는 "요한슨유럽연맹회장이 개막식
은 한일양국에서 결승전은 일본에서 치른다는 방법을 제시했었다"고
전하면서도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있어서 요한슨회장의 발언대로 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공동개최의 가능성이 크다는분석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가지야마
세이로쿠 관방장관이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개최가능성을 밝히면서
부터다.

가지야마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취리히로부터 공동개최로 결론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히고 "공동개최로 될경우는 전혀 새로운 사태
이기 때문에 정부는 향후 움직임을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월드컵유치를 요청한 것은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공동개최의 이야기가 있을 경우 기본적으로
유치위원회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지야마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있은이후부터 NHK등 일본TV들은 FIFA이사회
가 열리고 있는 취리히를 수시로 연결, 공동개최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장분위기를 시시각각으로 전했다.

언론들은 레나르트 요한슨 UEFA회장이 제안한 한일공동개최에 대해 "유럽
표는 대부분 공동개최지지로 결정돼 있는 것같다"고 지적하면서 유럽표가
이처럼 뭉친데다 다른 대륙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요한슨회장의 제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일본언론들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의 득표전망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
왔으나 이사회가 공식개막된 이후에는 내부분석을 전하면서 단독개최에 대해
투표가 이뤄지면 일본이 12대9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해 왔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