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경로의원이 "효의 사회화"를 실천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병원은 65세 이상과 생활보호대상자를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실시할뿐만
아니라 점심시간때면 식사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몸이 편찮고 자식이 있어도 오갈데 없는 노인들의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일요일을 제외한 토요일 공휴일에도 오전8시에 문을 열어
오후6시에 진료를 마친다.

지난해 11월 개원한 경로의원에는 마포구뿐만 아니라 인접한 용산구
중구 서대문구 심지어 경기도 김포 강화지역의 노인까지 몰려 매일
200여명이 의원을 빽빽이 채우고 있다.

마포경로의원은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 기금을 출연, 마포구가
옛 아현1동사무소를 무료임대하고 약간의 복지비를 지원해 설립됐다.

의료보험관리공단에 청구하는 의보지급금과 연꽃마을에서 매월
300만원가량 출연하는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의원살림을 맡고 있는 서윤식소장은 "오전8시에 문을 열면 일찍 나와있는
노인들이 열댓명은 된다"며 "버젓한 집이 있어도 혼자 밥차려먹기가
귀찮거나 쓸쓸해서, 혹은 며느리 눈치보는 것이 싫어서 점심시간이면
60석짜리 식당에 3배이상의 노인들이 몰리고 있다"고 들려줬다.

병원엔 의사 임상병리사 방사선기사 한명씩에 간호사 물리치료사 두명씩
모두 9명이 종사한다.

안타까운 것은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치료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등에
머물고 있는 것.

이밖에 3명의 사회복지사와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병원청소와
식사준비를 도맡고 거동이 불편한 혼자사는 노인댁을 방문해 간단한
간호를 해주며 약을 전달해주고 있다.

이병원 의사인 정모씨(31.여)는 "노인들은 체력이 약하고 작은
신체변화에도 건강상태가 예민하게 변하는 탓에 약만은 좋은 것을 가려쓰고
있지만 적은 시간에 혼자서 너무 많은 환자를 돌보다보니 서운하게 대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