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부 일부 지역에 4년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50년래 최악의 가뭄
사태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가뭄피해지역의 농민들은 살길을 찾아 도시로 빠져 나가거나
리오 그란데강을 건너 미국으로의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과 국경을 같이하고 있는 멕시코 치와와주의 농민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다 못해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가고 있으며 목장주들은 가축을
한마리라도 더 살리기 위해 소와 말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치와와주 코야메에서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황량함 뿐이다.

인구 3천5백명의코야메는 극심한 가뭄에다 매일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대부분의 농민들이 다른 지방으로 떠나고 농지가 점점 사막화되어
가고 있다.

이곳 주변의 소규모 자작농들은 옥수수를 재배할 계획을 세웠었으나 포기
했다.

그들은 지금 비가 충분히 내려 콩을 심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멕시코 농산부는 가뭄으로 인해 올해 1천만톤의 양곡을 수입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야메 지방의 한 고위관리는 "한달안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될 것이며 재난사태를 맞게될 것이다. 더 많은 주민들이 인근
도시나 미국으로 떠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지방의 재정은 주로 목장 수입을 통해 얻어진다.

코야메 주변에는 3백50개의 목장이 있는데 가뭄 때문에 매일 3마리 내지
5개마리의 동물이 죽어가고 있다.

치와와주 전역에서 3백50마리의 가축이 죽었으며 목장주들은 치솟는
사료값을 감당할 수 없어 40만 마리의 가축을 헐값에 내다 팔았다.

차를 타고 코야메를 돌아보면 가축은 별로 볼 수 없다.

목장주들은 그들의 소가충분히 먹지 못해 기형에 가까운 송아지를 낳고
있다고 말한다.

치와와주의 한 고위관리는 "우리가 지금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비가 내리는
것이다. 비가 와서 들이 푸르고 강에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치와와 지역에 있는 22개 저수지는 저수용량의 22%를 보이고 있다.

더러는 3% 밖에 되지 않는 곳도 있다.

4년동안 계속된 가뭄은 지난 94년 12월 이곳에서 폭발한 경제위기로
이미 크게 타격을 입은 이 지역 경제를 더욱 황폐화시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