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40)의 나이에 접어든 조치훈 구단의 투혼이 일본 열도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일본 서열2위기전인 명인전 본선리그에서 조구단이 1위로 앞서나가
일본바둑 사상 2번째의 3대타이틀 (기성 명인 본인방) 획득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특히 조치훈 구단은 올해초 벌어진 서열1위기전인 기성전을 탈환,
1인자 복귀에 성공한데 이어 NHK배 JT배를 잇따라 따내 최다관왕
(4관왕)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고단진서 다승1위 (23승4패)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조구단에 대한 기대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서열3위 본인방전에서도 도전자 류시훈 칠단에게
2연승을 거두는 등 조치훈 구단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대관심은 역시 조구단의 명인전 탈환 여부.

그 첫단계인 도전권 획득은 본선리그 5승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구단이 가장 유력하다.

지난해 다케미야구단에게 명인을 잃었던 고바야시 고이치 구단은
조구단에 유일한 패배를 안겼으나 2패를 기록, 도전권에서 멀어졌다.

조구단에게 기습을 당해 4승1패를 기록중인 가토 구단과 가타오카
구단이 명인 본선2위를 마크하고 있다.

조구단의 남은 상대는 약체로 평가되는 임해봉 구단과 요다 구단.

임해봉 구단은 4승2패로 도전권에서 멀어졌고, 요다 구단은 이미
4패로 본선 시드 탈락이 확정된 상태.

따라서 조구단이 예상대로 도전권을 획득하게 되면 일본바둑계는
"그랜드 슬램"이라는 위업달성여부로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