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디자인은 주어진 공간과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조화롭게
만날 때 최종적으로 완성됩니다.

따라서 공간에 부여된 목적과 어떤 사람이 그 공간을 이용할 것인지를
면밀히 고찰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지요"

(주)한목디자인 한종훈대표(56).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양식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을 생각하는
그는 지금까지 독특한 생명력을 지닌 공간 만들기에 주력해왔다.

그는 따라서 저마다의 공간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문화양식을 찾는데
보다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멕시코풍의 카페나 외식업 매장을 완성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서울 대학로의 카페 "엘파소"를 비롯 두산그룹이 전국 체인망을 구상중인
"OB PORT", 그리고 부산 해운대 마리나센터의 카페 "산타페"등을 통해
멕시코 전통양식을 우리 분위기에 맞도록 새롭게 디자인하려 했지요"

국내 인테리어디자인산업이 개화하던 80년대중반부터 멕시코문화에
매료되기 시작했다는 그는 그동안 자료수집을 위해 멕시코를 수없이
방문하면서 이들 양식을 자신의 디자인에 반영하려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EL PASO"의 경우 멕시코대사 부부가 직접 방문해 멕시코의 현지 건축물
보다 훨씬 훌륭하다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고.

"전통적인 공간에서 요구되는 디자인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공간구성의 배경이 되는 문화요소에 완전히 젖어봐야 합니다.

마감재와 컬러, 조명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변용될수 있기
때문에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디자인 요소의 조합만으로는 색다른 공간문화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65년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건강이 안좋아 본격적인 건축
현장업무 대신 건축설계와 오피스 가구 제작을 시작하면서 인테리어디자인과
인연을 맺었다.

74년 한목가구를 설립한데 이어 77년 한목디자인연구소를 창립하면서
인테리어디자인쪽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

국내 음주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OB호프"의 내부공간을 디자인한
장본인으로 유명한 한대표는 고정된 하나의 흐름으로는 다양한 현대사회의
특성을 결코 만족시킬수 없다며 지역및 연령별로 고객의 취향을 끊임없이
분석하며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분위기의 디자인을 추구해간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작업을 끝낸 부산 마리나센터를 비롯 광림교회 세미나하우스,
두산음료의 각지역 KFC매장 등을 디자인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