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가 쌓이면서 주택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의
주택자금알선에 나서고 있다.

이들 "상품"을 잘만 고르면 생각보다 훨씬 싼값에 집을 살수 있다.

시중 은행뿐만아니라 보험, 신용카드사등 금융기관들이 풍부한 여유돈으로
주택자금관련상품을 쏟아내고 있으며 분양을 앞둔 주택업체들을 대상으로
예전에 볼수 없던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출세일"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들은 기존 주택관련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하, 11%대의
대출상품을 선보였고 25평형 아파트의 분양가에 맞먹는 1억원정도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은행도 찾아볼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주택업체도 이같은 기회를 아파트분양 전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금리인하 뿐만아니라 대출받은 자금을 미리 낸데 대한
할인율(선납할인율)을 대출자금의 금리와 같게 적용, 실질적인 부담금리를
대폭 낮추고 있다.

또 주택자금을 시중은행과 주택할부금융사등 2곳에서 분양가의 86%까지
융자알선해주는 한편 수요자들이 대출한도범위안에서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대출할 수 있는 "맞춤대출"상품도 등장했다.

이밖에 기존 분양가의 10%수준이던 중도금비율도 8%대로 내려 초기부담을
줄이는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청구가 경기도 의정부 민락동에서 분양중인 아파트 29평형을 계약금단계
에서 대출받아 구입할 경우 8,000만원정도를 35개월동안 5.75%의 금리로
이용할수 있다.

분양가의 86%이상을 금융기관을 통해 파격적인 금리로 대출받을수 있는
셈이다.

청구는 분양가 9,135만원인 29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면 시중은행에서
5,000만원, 주택할부금융사로부터 2,900만원등 모두 7,900만원을 대출알선
해 준다.

금리는 각각 12.5%와 13.4%로 개인대출시 보다 1%정도 낮다.

은행대출 5,000만원은 계약금단계에서 대출하고 나머지 2,900만원은
주택할부금융사에서 6회중도금과 잔금용으로 빌린다는 조건이다.

단기간의 주택할부금융상품 이용시 매월 100만원이상을 갚아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년거치기간을 두어 입주시점에 일시에 갚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따라서 입주시점에 전세금으로 주택할부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은 2,900만원과
은행대출자금 일부를 한꺼번에 상환, 입주후에는 나머지 은행대출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갚아나가면 거의 이자부담없이 집을 살수 있다.

입주시점까지 7,900만원의 대출금에 대한 총이자액을 계산하면 35개월
동안의 은행자금 5,000만원에 대한 이자 1,820만원(매월 52만원선)과
주택할부금융 대출금 2,900만원에 대한 이자액 327만원(매월 32만3,000원)을
합쳐 모두 2,147만원이다.

여기서 미리낸 자금에 대해 12%의 할인율을 적용, 대출한 7,000만원의
선납할인액은 모두 820만원선이 된다.

결국 청구아파트 29평형을 분양받아 입주시점까지 7,900만원을 대출할 경우
순수한 이자부담액은 총 이자부담액에서 선납할인액을 뺀 1,326만원선이다.

이는 35개월동안 매월 37만9,000원을 내는 셈이 돼 결국 7,000만원을
5.75%의 낮은 금리로 이용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와함께 청구는 기존 대출관행을 깨고 소비자의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맞춤대출"을 알선하고 있다.

이는 기존 주택업체들이 특정기간을 못박은 일시 융자금지원이 일반적인
관행임에 비춰볼때 맞춤대출은 아파트구입자들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대출을 알선함으로써 불필요한 은행이자부담을 최소화할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분양가의 80%이상을 저리로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하거나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금액만큼을 빌려쓰는 두가지 조건을 제시, 실수요자들의 입맛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수 있도록 했다.

주택업체들이 제시하는 파격적인 대출조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건영은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중도금을 분양가의
8.8%로 낮췄다.

일반적으로 분양가의 10%수준인 중도금 납부액을 줄여 주택구입자들의
초기자금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32평형(분양가 8,435만원)을 구입할 경우 분양가의 10%.중도금을 낼때보다
100만원정도의 중도금부담을 줄일수 있다.

중도금 대출은 주택할부금융사에서 분양가의 50%를 알선하고 있다.

(주)삼익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분양중인 26평형 아파트(분양가
9,330만원선)를 계약할 경우 3,500만원을 대출알선하면서 선납할인율을
대출이자와 같게해 중도금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대우건설은 경기도 이천시 증포동에서 미분양된 24평형(4,917만원)을
구입할 경우 주택기금 1,900만원 융자외에도 회사자체에서 무이자로
1,000만원을 입주후 2년상환조건으로 대출해주고 있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의 알선자금 이자율, 좀더 나은 상환조건, 선납할인율
등을 알아보고 면밀히 계산하면 의외로 적은 부담으로 집을 구입할수 있다.

< 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