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중소기협중앙회는 3일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공동지원키로 하고 이를 추진키 위한 "중소기업 세계화지원 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다.

중소기업과 함께 뛰는 KOTRA 라는 캐치프레이스를 내걸고 조직개편을
시도하고 있는 무공과 654개 회원조합 5만2,000여 회원을 갖고 있는
기협중앙회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자 나선 것은 의미있는
일로 평가된다.

올들어 반도체 등 주력상품의 수출부진과 소비재 등의 수입급증으로
무역적자는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고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수출에 돌파구를 마련할수
있는 이번의 시도는 값진 것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최근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93년의 42.8%에서 95년에는 39.6%로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지구촌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다.

경쟁에서 밀리면 수출이 안되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시장마저
빼앗기게 돼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필요성은 일찍부터 강조돼 왔다.

그러나 자금 인력 조직등 여러 여건을 고려할때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외시장에 나서는데 따르는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었다.

상황이 바뀌면 조직도 바뀌어야 옳다.

62년 창설된 KOTRA는 그동안 해외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해왔지만 조직의
비대화와 비효율적 모습을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선진국 시장에는 대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들이 현지화를 통해
깊숙이 진출하고 있어 무공의 역할이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무공은 선진국시장의 무역관을 축소하고 제3세계의 신흥시장이나 중소기업
진출여건이 열악한 지역으로 조직망을 확장하는 등 창사이래 최대의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현재 64개국 82개인 해외 조직망을 99년까지 100개국 172개로 확장하며
이중 111개소에는 1명만이 주재하는 스포크(spoke)형 조직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대외지향적 조직특성을 갖고 있는 무공은 기협중앙회와 함께 구체적으로
해외조직망을 중소기업의 지사로 활용하여 거래알선 상담회등 중소기업의
수출활동을 현지 지원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역 실무교육과 해외
마케팅까지 지원하며 시장개척단 파견사업등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지원하겠다는 공동사업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우리는 무공의 조직개편을 포함한 변신과 새로운 시도에 기대를 걸면서도
몇가지 걱정을 하지 않을수 없다.

우선 무공의 구성원이 전문성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조직개편은 좋으나 그에 걸맞는 유능한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기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1명이 주재하는 111개소의 스포크형 조직을 생각할때 이의 중요성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또한 중소기업이 진짜 필요로 하는 현장정보를 무공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열성적으로 공급할수 있는가도 대단히 중요하다.

높은 수준의 정보수요에 공급이 따르지 못하면 지원체제는 흐트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