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야는 소프트웨어기술뿐만 아니라 의학지식및 의료체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항상 최신기술만을 사용해 시스템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비트컴퓨터 조현정사장(38)은 군복무를 마치고 인하공대 전자공학과
3학년에 복학, 83년 이회사를 세울 당시부터 국내 병원전산화의 일인자로
손꼽혀왔다.
이회사는 일본업체들조차 한두개 분야에 만족하고 있는 의료정보분야를
두루 석권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일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비트컴퓨터는 대형증권회사들이 장외시장 상장에 대비, 주식매집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유망벤쳐기업중의 하나다.
대기업의 인수합병표적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비트컴퓨터는 국내에서 만들수 있는 병원 자동.전산화에 관한
솔루션이라면 없는게 없는 백화점이라 할수 있는데 수도권 대형병원의
35%가량에 제품을 상륙시켰다.
"90년쯤만 하더라도 PC시장이 현재와 같이 성장하리라곤 전혀 기대할수
없었기 때문에 중형컴퓨터를 이용한 솔루션에 집착해왔죠.
돈이 적게 벌려 아쉽기는 하지만 의료정보화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병원은 외형과 달리 자금력부족으로 구매력이 약해 시장이 크게 확장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료비지출이 선진국수준으로 올라간다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대학시절부터 밥먹는 것을 잊고 연구에 몰두할 정도로 집중력이 강했고
은연중에 기행을 저지른다는게 그에 대한 주위의 평이다.
의료정보화에는 대적할 업체가 없어 조사장의 행적에는 국내최초라
명명할 것들이 많다.
그는 오피스텔이라는 말이 풍미되기도전인 83년 청량리 맘모스빌딩에
오피스텔개념의 25평짜리 사무소를 마련했다.
88년 서울올림픽에는 성화봉송릴레이프로그램을 국내최초로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구성했다.
89년 비트컴퓨터는 소프트웨어업계 처음으로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됐다.
또 성형외과 가상시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비롯한 서너개의 제품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인지도가 높고 일본업계에서도 감탄을 금치 못하는
작품이란다.
"틈새전략 고부가가치창출 자율책임 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회사를
경영해왔죠.
지난 2년간 70억원의 연구비가 들어가 경영이 힘들었지만 올해부터는
이에 대한 수확이 기대돼 큰 걱정은 없습니다"
조사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의료정보를 도입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의료정보화를 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