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 < 대우경제연 연구위원 >

지난해 우리나라는 60년대초 수출입국의 기치를 내세운 이후 불과 30년만에
세계에서 12번째로 수출1,000억달러선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1인당 수출액은 2,745달러로 일본 3,418달러 대만5,217달러에
비해 낮아 잠재적인 수출가능성은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리나라의 수출구조는 조로화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수출증가속도의 지속여부가 의문시되고 있다.

즉 지역별 수출구조에 있어 대개도국 수출이 안정단계에 진입하기도 전에
대선진국 비중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진국 수출비중은 49.9%로 88년이후 불과 7년만에 25%포인트이상
떨어졌다.

대개도국 수출도 우리의 경쟁력 개선보다는 개도국의 소득과 환율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 이러한 요인이 사라질경우 급락할 소지를 안고 있다.

새로운 수출상품의 개발도 매우 부진하다.

본 연구소가 조사한 수출상품의 라이프사이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력수출상품의 약 57%가 "성숙기" 혹은 "쇠퇴기"에 놓여 있는
반면 "도입기"에 놓여 있는 비중은 불과 9%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우리경제가 수출증대를 통해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수출구조를 젊게 하기 위한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첫째 수출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기업의 신제품 개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존의 수출전략과 수출지원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신제품 개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연구 기술개발 보조금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되 자금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
단계별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내에서 조로화되어 가고 있는 수출상품의 생명을 연장하고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완충수단을 확보하여 수출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는
품질 등 비가격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셋째 대개도국 수출상품구성이 전체 수출상품의 구성과 비슷해짐에 따라
전체 수출의 안정과 지속적인 수출증대 차원에서 대개도국 수출상품의 질적
개선과 함께 개도국과의 산업구조 및 기술상의 보완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과거 생산자 위주의 산업정책이 가격기능을 제한하고 이것이 조로화의
커다란 요인이었음을 중시하여 향후 산업정책의 방향은 소비자 위주로 전환
하되 공정한 경쟁이 촉진될수 있도록 시장기반 조성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