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피부관리를 해준다거나 여행숙박권을 제공한다는 등의 허위
약속이나 과대광고로 소비자를 속이는 유명 화장품회사의 무리한상술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호한 내용의 피해자보상규정을 악용, 성의있는 보상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보다 현실적인 보상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은 4일 지난 1월부터 5개월간 이같은
유형의 피해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가 넘는 89건이 접수
됐다고 밝혔다.

홍모씨(여)는 지난 1월 코리아나 화장품 판매사원이 방문, 지속적인
피부관리를 해주겠다며 피부측정을 해준 뒤 기초화장품을 구입할 것을
권유해 거절했으나 5번에 걸친 권유를 받고 마지못해 한 제품을 구입했다.

판매사원은 그러나 다른 화장품도 함께 사용해야 효과가 크다며 다른
화장품도 살 것을 강권, 또 다시 화장품을 구입했다가 뒤늦게 해약을
하려다 손해를 봤다.

20대인 이모씨(여)도 지난달초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방문판매사원의
상술에 넘어가 기미, 주근깨에 효과가 있다는 국산화장품을 30만원에
구입했는데 전혀 효과를 보지못해 반품했으나 결국 환불을 받지 못했다.

20대 교사인 김모씨(여)는 지난1월 한국화장품에서 20만원 짜리 제품을
구입한 대가로 제주도 2박 숙박권을 받고는 다음달 항공권을 구입했으나
회사측은 지정여행사에서 항공권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로 구입할
것을 요구해왔다.

김씨가 받은 무료 쿠폰 이용안내에는 항공권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또한 30대 주부인 박모씨는 지난 2월 백화점에서 15만원 짜리 한국화장품
제품을 구입해 6~7번 정도 발랐으나 쌍꺼풀이 풀리고 눈꺼풀이 붓는 등
피해를 보았고20대 김모씨(여)도 지난 2월 70여만원을 주고 국산화장품을
구입했는데 3개월만에 얼굴에 뾰루지가 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들은 그러나 회사측으로부터 최소한 6개월 이상 제품을 사용해야
효과를 볼수 있으며 무작정 사용을 중단했기 때문에 치료비는 물론 환불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밖에 20대 공무원인 김모씨(여)도 참존화장품의 제품을 대리판매하는
강찬종합무역 직원이 수시로 방문, 12개월 카드할부로 제품을 구입할 것을
권유해 사생활을 침해받기도 했다.

시민의모임 관계자는 "화장품회사의 무리한 상술로 인한 피해가 크게
늘고 있지만 재경원이 고시한 의약품 및 화학제품에 관한 피해보상 기준이
"품질, 성능, 기능불량일 경우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불"등의 문구로
모호해 거의 사문화돼 있는 상태"라며 보다 현실적인 보상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