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경영상을 받으니 무척 감격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시금
겸허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바로 이 자리가 지난 날에 대한 반성의 시간임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도전과 약진을 약속하는 자리라고 느껴진다.

지난 32년간 삼성인으로서 또 전문 경영인으로서 일해왔다.

그 세월동안 나름대로 느낀 경영인의 덕목에 대해 먼저 말하고자 한다.

경영인은 우선 깊은 통찰력과 예시력을 지녀야 한다고 믿는다.

기업을 둘러싼 세계 경제는 우리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급속히 변해가고
있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해가는 흐름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대비하며 기업이
나아가아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경영인으로서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로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와 미래에 도전하는 적극적인 의지가
요구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창조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경영인이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그 어떤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

변화는 곧 발전이기 때문이다.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변화, 즉 발전이 없다.

발전없는 기업은 결국 낙오될 뿐이다.

"의지 그것은 곧 힘이다"라는 좌우명을 소개한다.

예측하기 힘든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불굴의 정열과 의지는 기업의
미래를 밝혀주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세째, 냉철한 판단력과 강인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워낙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미래이기 때문에 경륜과 영감이 바탕된
냉철한 판단력이 절실하다.

현실을 직시할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넷째, 자율과 책임 그리고 도덕성을 갖춘 리더십이 있어야한다.

언제나 변함없는 성실함과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사원들의 귀감이 되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인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경영인의 자세가 올바른 노사관계 정립과도 직결된다.

끝으로 포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꿈과 희망만이 어떠한 난관속에서도 경영인을 든든하게 떠받쳐줄 것이다.

다음으로는 우리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의 변화와 21세기를 맞는
경영인으로서의 당면 과제에 대해 소견을 밝혀 보겠다.

선진국 진입을 앞둔 오늘날 우리 기업들은 최첨단 기술과 정보망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 유수 기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제 전쟁에 돌입했다.

이같은 치열한 기업간 경쟁속에서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화되고 선택의
폭 또한 넓어졌다.

이처럼 소비자의 권익이 강화됨에 따라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21세기를 향한 장기계획과 핵심 전략을 마련
함으로써 시급히 무한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관련 본인이 경영을 맡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세계 7대 중공업
업체로 도약키 위해 사업구조를 재정비한 바 있다.

삼성항공도 오는 2000년대 항공우주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종합 항공기
생산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경영인들은 품질 최우선주의와 완벽 주의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삼성항공은 세계 초일류 제품을 창출하고 전략 기술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기본 정책하에 월드 베스트 제품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통합돼가는 세계 경제 체제하에서는 최고 경영인 자신의
국제화와 경영의 국제화도 급선무다.

해외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해외 우수 인력을 발굴해 세계화 조류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노사화합도 빼놓을 수 없는 경영인의 과제다.

안정적이고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해야한다.

종업원들을 위한 근로환경의 개선과 장기적인 복지정책의 수립, 교육
훈련제도의 확충, 노사상호간의 이기주의 지양등은 가장 필수적인 과제다.

덧붙일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더많은 의미를 부여해야한다는 것이다.

늘 국민과 함께 하는 기업,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과 사회활동 참여의 확대, 환경 보호정책의
수립과 같은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 많아 나와야 한다.

우리 삼성항공도 부족함이 많지만 이같은 원칙을 세워 변화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항공 업계가 오는 2005년 1백5억달러상당의 항공기를 생산하는
세계 10대 항공기 생산국을 성장하는데 앞장설 각오다.

또한 삼성 기계소그룹도 고질적인 수입의존적 무역구조를 개선키 위해
자본재 산업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비와 공작 기계 메카트로닉스등 분야의 국산화를
가속화시키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정부도 업계를 도와 국산기계 구입융자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융자대상
품목을 증대하는등 생산 지원을 아낌없이 해줄 것을 요청한다.

변화라는 말이 오늘날처럼 실감나는 때는 없는 것 같다.

그 속에서도 초일류 기업이란 한 방향으로 꿋꿋하게 변화의 물결을
쉼없이 좇아나가는 기업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고객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과감한 투자와 인력
양성을 주저하지 않는 기업 국가와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기업으로
변신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