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화(M2) 증가율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M2 증가율은 평잔기준 15.3%에 달했다.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임은 물론 지난해 6월(15.9%)이후 최고수준이다.

이달 M2 증가율은 아예 올 목표범위(11.5~15.5%)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지난달부터 M2 증가율이 높아진 것은 한은의 설명대로 신탁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 때문인게 사실이다.

M2에 포함되지 않는 은행금전신탁은 지난달 1조4천4백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4월 증가액 4조4,500억원의 3분의1 수준이다.

반면 M2의 구성요소인 저축성예금은 4월(1조2,000억원)보다 3배 수준인
3조1천억원 증가했다.

신탁에 흘러갈 돈의 상당부분이 신탁제도개편에 따라 저축성 예금으로
유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M2 증가율은 실제보다 1.0~1.5%정도 부풀려졌다"(박재환
금융시장실장)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현재 중심통화지표인 M2의 한계에 의해 M2 증가율이 이처럼 높게
나타났을뿐 실제 통화가 지표만큼 많이 풀린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은은 신탁증가세 둔화와 저축성예금 급증으로 요약되는 자금흐름 변화가
이달을 고비로 수그러들어 7월부터는 정상적인 자금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신탁제도개편이란 돌출변수가 발생한만큼 이달 M2 증가율이 15.5%를
넘어서더라도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게 한은의 방침이다.

그러나 한은의 이런 방침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M2 증가율을 지나치게 높이 유지하다보면 아무래도 물가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논리에서다.

특히 국제수지 적자폭 확대 등으로 외자유입이 늘고 있는데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자금 수요도 증가할 조짐이어서 자칫하면 통화관리의
안정적인 틀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