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Passion)이냐 유행 (Fashion)이냐".

3대 테너의 한사람인 호세 카레라스의 앨범을 둘러싸고 표절시비가
한창.

문제의 앨범은 불에라토사가 만들어 워너뮤직코리아가 판매중인
"Passion"과 네덜란드 필립스의 국내 배급사인 폴리그램코리아의
자체기획물

"Fashion"." Passion"은 브람스의 "교향곡3번 제3악장"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협주곡" 등 널리 알려진 곡에 가사를
붙여 성악곡으로 만든 작품들의 모음.

5월말까지 국내 판매량만 2만3,000장.

"Fashion"은 헨델의 "라르고" 토스티의 "이상" 등 카레라스가 필립스
전속기간 (70~92년)중 녹음한 곡을 편집한 앨범.

5월말 현재 판매량은 3,500장.

문제는 두 음반 타이틀의 한국어발음 (패션)과 표지디자인이 거의
같다는 점.

발매일은 2월1일 (에라토)과 5월13일 (폴리그램코리아).

문제를 제기한 것은 먼저 앨범을 내놓은 에라토측.

"자사것은 완전히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뒤에 내놓은 폴리그램
앨범에 불쾌감을 표시.

급기야 에라토본사가 필립스 클래식본사에 5월15일부터 23일까지
세차례 항의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 (워너뮤직코리아 서동진 차장).

이에 대해 폴리그램코리아측 (황의진 부장)은 "에라토앨범을 표절할
생각은 없었다.

그보다는 도이치그라모폰이 4월말 내놓은 바리톤 브라이언 터펠의
앨범을 본땄다.

표지색깔.얼굴사진각도가 그와 같다"고 해명.

그러나 에라토본사가 필립스본사와 대화를 요구하는 등 사건이 증폭될
조짐이 보이자 "계속 문제가 된다면 제목과 표지를 바꾸겠다"는 입장.

이번 일을 놓고 음악관계자들은 "대중음악계에서 빈발하는 표절시비가
클래식음악계에 까지 번진 것이 아니냐"고 한마디.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