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루히사 야마지 < 다이와증권 서울지점장 >

한국 금융시장은 급속한 개방보다는 점진적인 개방을 추진해 왔다.

때문에 기존에 진출한 외국금융기관들은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및 국제화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그들 나름의 업무영역을 확대해 왔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외국증권사라는 특수한 환경속에서 경험했던 몇가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첫째는 한국과 일본은 산업구조의 유사성으로 인해 자본 및 기술의 모든
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와 자본교류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보다 많은
일본기업이나 자본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공통과제인 양국간의 조세 협약
문제에 기인한다.

아직도 이중과세 방지협정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한국의 지속적인 개방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원리에 따른
자율성의 확보가 선진국 시장에 비해 미흡하다고 여겨진다.

국내기업의 해외자금조달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과 간섭이
많다.

세째로 그동안 한국 정부가 보여준 금융 시장의 개방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속에서 한국이 실물경제 규모와 비교해 볼때 한국의 금융
부문의 개방정도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미진한 상태에 있다고
여겨지며 향후 개방속도가 좀더 가속화 되기를 바란다.

네째로 최근 한국 주식사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기업들이 투자가들과의
관계를 중시, 대기업을 중심으로 IR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보의 공시나 홍보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며, 투자가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회계 관행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기업들에게 보다 많은 회계방법의 선택 기회를 부여함
으로써 회사의 회계수치에 대한 일관성을 해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회계의 국제화와 통합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회계관행
역시 국제화에 발맞추어 재무제표의 공정성 및 일관성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