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북서쪽으로 35km지점에 위치한 동나이성의
비엔호아시 제2공단.

1백50개업체가 입주한 공단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2백여m 들어서면
"TAEKWANG VINA"라는 팻말과 함께 거대한 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부지 3만3천6백여평 건평 1만8천여평규모의 공간에 7천2백여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태광실업(대표 박연차) 베트남현지법인인 "태광비나"공장이다.

과거 화려했던 "신발한국"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있는 곳이기도하다.

중견컴퓨터스티칭기계 자동폴리우레탄로타리등 첨단자동화시설을 갖춘 이
공장이 창립1주년을 맞아 베트남 최대의 "테크노 신발생산기지"로 발돋움
하고있다.

그간 7개라인으로 부분가동되던 이 공장이 오는 8월 신발제조 10개라인과
50개 재봉라인등 전라인이 본격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신발 생산능력은
8백만족(1억5천만달러상당)에 이르게된다.

생산제품역시 "NIKE"브랜드신발중에서도 에어백기능등 다기능을 갖춘
최신모델의 고가품목이다.

신발의 양과 질에서 명실상부한 현지 최고의 공장인 셈이다.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나이키"고급제품의 3분의 1이 태광실업에서 생산
되는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공장의 비중은 그만큼 커진다.

무더운 날씨에 금형 봉재 조립 압착 재봉라인등 2백50공정에 걸쳐 분포돼
있는 생산현장에서 업무에 열중하고있는 7천2백여 현지근로자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이 공장의 생산반장을 맡고있는 캉 이응 반캉씨(25)는 "한국인관리자들이
기술을 열심히 가르쳐주는데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이 부문 최고의 기술자가 되고싶다"고 밝힌다.

"베트남근로자들의 손재주가 뛰어납니다.

따라서 생산성도 높은 편이지요.

한국에 비해 어셈블리(재단)라인은 70-80%, 재봉라인은 60%정도에 달할
정도입니다"

태광비나의 현지사장인 박춘택 상무는 "성과급확대, 특진제도실시 등
근무의욕 고취를 위해 각종 제도를 마련하고있다"고 말하고 "무엇보다도
근로자들이 소속감을 갖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게끔
동기부여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있다"고 덧붙인다.

종래 해외로 진출한 우리신발업체들이 국내에서 사용한 노후기계를 가져가
사용하던 것과는 달리 태광비나의 설비는 최신형의 기계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데 대비, 10만달러를 들여 6천 용량의
자가발전기 10대를 갖추는등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있다.

베트남공장을 단순히 싼 임금의 노동력을 이용한 생산기지로서가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갖춘 공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태광실업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과 베트남의 손재주, 미국나이키의 조직적인 전세계
유통망을 접목, 세계최고의 신발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것.

나이키또한 세계35개협력공장중에서도 태광비나를 1등공장으로 평가할
정도.

"오는 7월 본격가동에 돌입하는 중국청도공장과 경남김해공장을 포함
내년안에 총 5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신발이 국내에서는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있지만 생산기술이 세계최고인
만큼 세계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신발의 세계정복"을 다짐하는 박연차 사장의 얼굴에서 한국신발의 밝은
장래가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