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라크의 석유수출분을 포함한 전체 회원국의
수출쿼터에 합의함으로써 이라크의 수출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OPEC는 지난 5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각료급회담에서 이라크의
석유수출배정분을 일평균 80만배럴로,회원국 전체수출쿼터는 2천5백33만
배럴로 각각 7일 확정했다.

이번에 확정된 OPEC 전체 쿼터는 지난 3년간 유지돼온 상한선인 2천4백
52만배럴보다 80만배럴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이라크의 수출재개분이 포함된 반면 OPEC탈퇴를 선언한 가봉
수출분이 빠져 있다.

회원국들은 그동안 생산쿼터를 잘 이행하지 않았었다.

올해들어서도 회원국들의 실제생산량은 일평균 2천6백만배럴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쿼터확대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결정된 이라크의 쿼터분은 이라크가 요구해온 물량보다도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이라크의 아메르 라시드석유장관은 OPEC회의에 참석, 금년말까지 일평균
2백50만배럴을 수출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PEC의 쿼터확정으로 이라크는 이제 언제부터 수출
하느냐는 문제만 남게 됐다.

이와관련 아메르 라시드장관은 7일 카이로에서 발행된 알 햐야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국제연합(UN)과의 합의에 따라 앞으로 2주내에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신문에서 이라크가 앞으로 2주내 혹은 늦어도 이달말부터는 수출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가봉이 OPEC탈퇴를 선언, 회의에 아예 불참함으로써
그동안 강력한 카르텔로 알려진 OPEC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
줬다.

가봉은 그동안 OPEC로부터 배정받은 석유쿼터는 하루 29만7천배럴로 12개
회원국중 가장 적었었다.

가봉은 이번 회의에서도 "90년대들어 OPEC는 자기조절기능을 상실, 연회비
1백80만달러를 내는 것조차 아깝다"고 탈퇴의 변을 밝혔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