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기구들의 원화채권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세계은행(IBRD)이 이달말께
1억달러의 원화 표시 채권(일명 아리랑 본드)을 발행키로 했다.

또 유럽개발은행도 올해중에 아리랑 본드 발행을 통해 한국에서 2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조달해갈 계획이다.

8일 증권당국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대우증권을 주간사로 이달 28일께
1억달러의 원화 표시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최근 증관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세계은행이 발행할 원화채권은 절반인 5,000만달러가 해외에서 판매되며
금리는 국내 판매분이 11%선, 해외판매분은 8.5%선으로 잠정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감원은 이달 12일 증관위를 열어 세계은행의 원화 채권 발행을 승인할
방침이다.

세계은행에 이어 유럽 부흥개발은행(EBRD)도 연내에 약 2억달러의 원화표시
채권을 발행키로하고 국내측 주간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감원 관계자는 최근 EBRD로부터 원화 표시 채권 발행에 관한 의향서를
받았다고 밝히고 국내 주간사가 정해지는 대로 신고서를 접수받아 이 역시
승인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은행은 당초엔 2억달러의 원화채권 발행을 희망했으나 이중 절반을
해외에 판매할 경우 해외 판매분에 해당하는 달러가 국내에 유입돼 그만큼
원화절상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보고 우리 당국이 발행물량을 1억달러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은행의 아리랑 본드 주간사를 맡은 대우증권은 해외판매분에
대해서도 외국기관을 주간사로 정하지 않고 대우측이 직접 매각하기로
한것으로 알려졌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