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을 들고 처음 테니스 코트에 나선것이 80년3월이니까 벌써 1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오랫동안 테니스에 심취할수 있었던 것은 운동을 좋아하는
천성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테니스만이 갖고 있는 멋과 매력을
함께 나눌 동호인들과의 만남이 즐거웠기때문이였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증권협회에 "증협테니스회"가 결성된지가 20년정도
되었으며 지금도 매주 토요일이면 전용코트인 오류테니스장에 모여
라켓을 휘드르고 있다.

회원은 24명으로 많지않지만 중견 간부에서 신입사원까지 함께
어우러져 땀을 흘리고 분기에 1회씩 정기적인 대회도 갖는다.

이렇게 열심히 갈고 닦은 실력을 인정받으면 회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선발되어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재경원 장관배 금융인 테니스대회"에
참가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비록 한경테니스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을 갖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십여년을 빼놓지않고 참석하여 가끔은 예선을 통과하는 실력으로 다른
금융기관과 친선과 우의를 다져왔다.

테니스 동호인치고 테니스 예찬론을 펴지않는 사람이 없겠지만
테니스의 매력이라면 운동중에는 모든 상념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공이 라켓에 튕겨나갈때의 경쾌한 소리와 팔로 전달되는 짜릿한
진동감, 그리고 격력한 움직임과 쉼없이 흘러내리는 땀방울들.

그후에 다가오는 달콤한 피로감에 젖어 마시는 시원한 맥주한잔의
맛이란 이루형언할 길이 없다.

술잔을 부딪치며 운동중에 있었던 무용담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조언을
서로 주고 받노라면 서로가 금새 허물없는 사이가 되고 만다.

같이 뛸수있고 같이 대화를 나눌 화제거리가 있다는 점만으로 서로가
동질성을 느낄수 있어 화합은 저절로 이루어지니 직장생활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할 것이다.

요즘도 꼭두새벽에 자명종소리와 함께 일어나 동네코트로 뛰어나갈때의
상쾌함과 설레임이란 처음 라켓을 잡던 그때와 조금도 대를바가 없다.

직장에서의 하루를 즐겁고 활기차게 보낼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매일 아침 테니스로 다져진 체력덕분이 아닐까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