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식 제일은행장후보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승인여부를 둘러싸고 막판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은감원은 8일 신후보에 대해 "이의없음"을 통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은감원은 이날 승인을 유보했다.

대신 신후보에 대한 서류가 잘못됐다며 서류보완을 요구했다.

이에따라 신후보에 대한 승인도 이번주로 늦춰졌다.

그렇다고 은감원이 신후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키로 방침을 변경한 것은
물론 아니다.

단지 제일은행의 "지나친 자신감"에 경고를 보내겠다는 취지다.

한 은감원관계자는 "신후보에 대해 은감원의 정식 승인이 난것이 아닌데도
마치 은행장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은감원의 내부정서를 표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제일은행이 이필선전행장을 은행장후보추천위원으로
선정했으나 확인결과 이미 미국으로 이민가 주민등록이 말소된 것으로
나타나 교체를 요구했다"며 "이런 무성의한 태도는 제일은행의 지나친
자신감에서 비롯된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의 지나친 자신감은 "은감원이 신후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데서 기인한다는게 금융계의 추측이다.

은감원이 "은행의 부실화는 행장과 임원의 공동책임인 만큼 내부인사의
행장승진은 불가능하다"는 당초 입장을 "신후보가 무난하다"고 슬그머니
바꾼 것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계관계자는 "이렇듯 은감원이 고유권한인 행장후보승인문제까지 제일
은행에 끌려다니고 있는 것은 결국은 은감원의 자업자득"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