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해를 맞아 우리문학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21세기 한국문학의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문학의해조직위원회(위원장 서기원)가 12~13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현대 한국사회와 문학" 특별세미나는
이같은 논의를 구체화하는 종합토론의 장.

국내의 대표적인 학자와 문인 200여명이 참가해 문학과 정치 환경
교육 여성에 대한 연관성을 분석하고 외국문학 수용방안, 문학위기론에
관한 대안등을 탐색한다.

발제자는 문학평론가 유종호(연세대) 홍정선(인하대) 최동호(고려대)
김열규(인제대) 조남현(서울대) 이태동(서강대)씨와 시인 오세영
(서울대)씨.

토론에는 박덕규 김선학씨 등 14명이 참가한다.

유종호교수는 발제문에서 "영상매체의 상상력지배현상이 현실화되기
이전부터 문학의 상업주의적 오염은 예견돼 왔다"면서 "문학의 공급자인
작가와 소비자인 독자가 사회적 양심을 매개로 상호균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동호교수는 "시적 상상력의 생태학적 전환"에서 "환경문제와 관련된
시는 초기의 환경공해시에서 생태지향시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특정계파의 구별없이 여러 경향이 다양하게 반응하는 범문학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세영교수는 "문학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통해 <>문학영역의
객관식 5지선다형 시험 폐지 <>중고교의 문학독서 활성화 <>주입식
교육의 폐기 <>발표 토론 보고서등을 활용한 창의력과 상상력 계발
<>교사연수와 재교육프로그램 마련 <>고전문학및 소설교육 개선
<>학습평가방법 전환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열규교수는 "문학과 여성"을 통해 "여성문제를 다룬 작품은 "삭제당한
자로서의 상처에 관한 진술"이 주내용"이라며 "이는 삼국유사에서 조선조
기녀 시조, 신문학소설을 거쳐 박경리 최명희 오정희씨 등의 작품에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남현교수는 "외국문학 수용양상"에서 "외국문학의 수입.유통경로는
전공자가 "문학사적인 작가"를 선정해 소개하는 방법과 국내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를 겨냥해 번역출간하는 경우로 대별된다"며 "이제는 문화적
욕구 못지않게 시장경제의 원리가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으며, 따라서
외국문학 수입에 대한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동교수는 "기계세대의 영상매체와 문학의 위기"에서 "영상매체에
구속돼 독서시간마저 빼앗겨버린 "불행한 인류"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이같은 기계문화의 모순된 상황에서 냉소적인 대응보다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문화향수 모형을 창출해내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