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국제수지적자는 예상보다 훨씬 악화, 당초 억제목표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보도를 읽었다.

무역적자의 주요인이 소비재의 수입이 크게 늘어난데 있다고 한다.

골프 외식 스키등에 대한 지출이 크게 늘고 있으며 냉장고 자동차등도
대형을 선호하는 풍조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의 고급제품뿐만이 아니라 중국등으로부터 중.저가
의류 신발이 쏟아져 들어와 전체수입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유독 소비재
수입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급.대형소비제품 선호 풍조도 소비재수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냉장고의 경우 400 이상을 쓰는 사람의 비중이 한국은 55.9%나 되나
일본은 23.2%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과연 부를 만끽할 만한 상황에 있을 만큼 넉넉해졌는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개구리가 올챙이적 시절 기억 못한다"는 말처럼 그야말로 굶주림으로
고생하던 시절을 망각하고 있다.

초근목피이니 보릿고개라는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지 수백만원짜리 가죽제품과 털 코트를 사입으며
해외에 나가서는 돈을 펑펑 써 대 관광수지도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니
그야말로 일부계층에선 "부에 겨운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는 얘기이다.

금년 하반기 OECD가입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나온 수출목표차질과
무역수지적자 억제목표 차질우려 보도는 국내외 경제환경도 그만큼
나빠진 결과일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기는 수출에,뛰는 수입"추세는 여전하여 신3고라 칭하는
<>원고 <>원자재가격상승 <>국제금리상승이 한데 어우러져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에 그늘이 갈수록 진하게 드리워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북한에서는 주민은 물론 자라는 학생들까지도 강냉이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산나물,즉 초근목피 조리요령을 방송한다는 실정이라고 하니
북한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것도 사실이다.

썩은 사과는 다른 것까지 썩게 할 우려가 있는 것처럼 정신이 썩은
인간도 역시 마찬가지일 줄 안다.

갈수록 어려워져가는 우리의 경제여건에서 자신의 처지와 분수를 아는
건전한 생활인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미라 <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