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에 접속하는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인 브라우저가 갑자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브라우저의 뒤를 이어 놀라운 발전과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저작 도구 소프트웨어이다.

올해 들어 새롭게 등장한 워드프로세서는 없지만 새로 등장한 저작도구는
상당히 많다.

미국의 뉴미디어 잡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가격이 80만원 이상인
저작 도구는 32개, 80만원 이하인 저작도구는 34개이다.

게다가 올해도 꽤 많은 저작도구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저작도구란 워드프로세서와 달리 종이로 인쇄될 저작물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화면을 통해 보여질 저작물을 만드는 도구이다.

원래 저작도구는 컴퓨터가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지게 되면서 소수의
전문가를 위한 소프트웨어로 등장했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이제 대상 분야와 사용자의
폭을 크게 넓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똑같이 각광받는 소프트웨어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브라우저의
종류는 적고 저작도구의 종류는 많은 것인가.

그것은 두 소프트웨어의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구성하는 홈페이지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것을 보는 브라우저는
하나의 제품으로도 가능하므로 브라우저 시장은 순식간에 크게 형성될
수 있었다.

반면 CD롬 타이틀이건 홈페이지이건 저작을 하는 사람은 그 숫자가
적어서 저작 도구의 시장은 별로 크지 않았다.

게다가 하나의 저작도구로 다양한 저작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저작 도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초보자라 하더라도 아주 쉽게 저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저작
도구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PC의 영향으로 저작을
하는 사용자들의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워드프로세서 시장의 초기 상태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저작도구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상해 볼수는 없다.

워드프로세서들이 인터넷 저작기능을 포함하기 시작했으므로 결국
저작도구의 초보 영역은 워드프로세서가 점령하게 될것이다.

그러나 탁상출판(DTP)소프트웨어 처럼 가격은 비싸지만 기능이 아주
뛰어나다거나 어떤 특화된 기능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저작 도구들은
나름대로의 영역을 개척하게 될 것이다.

혹은 거꾸로 워드프로세서 기능을 가진 저작도구가 가장 큰 시장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미래에는 어린이들이 처음 만지게 될 소프트웨어가 워드프로세서가
아니라 저작도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는 종이보다 화면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어린이용 워드프로세서들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는 그보다는 어린이용 저작도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 홈웨어부문이사>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