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5)는 얼마전에 특이한 방식으로
보험을 들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마주친 삼성생명의 사이버브랜치(가상점포,
http://www.sli.samsung.co.kr)를 통해 "큰보장새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보험에도 흥미가 있었지만 인터넷으로 보험을 들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해 선뜻 가입했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국내 보험에 가입한 첫 네티즌이 된 것이다.

보험시장도 인터넷 영향권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삼성생명은 인터넷으로 마케팅 혁신을 꾀하는 보험업계의 선두주자이다.

이 회사가 지난달 초 인터넷에 개설한 사이버브랜치는 국내보험사에서
개설한 첫 웹사이트.

"회사소개 정도나 하는 홈페이지가 아닙니다"

사이버브랜치 개발을 맡았던 마케팅팀의 김태경씨는 홍보성 홈페이지를
만들기 보다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인터넷을 활용하자는데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사이버브랜치는 그래서 마케팅 색채가 짙다.

이곳에 들어서면 보험안내창구 모양의 초기화면속에 유니폼을 입은
여자 안내원이 인사를 한다.

보험상품 대출코너 온라인청약등이 새겨진 데스크에 마우스를 갖다놓고
클릭하면 관련정보를 생활설계사로부터 듣는 것처럼 상세히 얻을 수 있다.

보험상품코너에는 그린행복연금보험등 14종이 올라와 있다.

이가운데 큰보장새보험등 5종의 경우 고객이 본인의 연령과 계약액등을
입력하면 보험료및 보험금에 대한 가입설계서가 화면에 나타난다.

직장 근무연수등을 쳐 넣으면 대출가능여부와 금액등을 알려주는
대출코너도 많은 네티즌들이 다녀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곳을 통해 집 주위의 대출창구 연락처도 알수 있다.

실제 보험에 가입하는 온라인청약코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씨도 이곳을 통해 보험을 들었다.

보험에 들려면 이 코너에 띄워진 일정양식의 전자문서에다 빈칸을 채워
넣는 식으로 청약서를 작성한뒤 전자우편으로 회사측에 보내면 된다.

이를 접수한 회사측은 청약서를 문서화해 가입자에게 우편으로 발송,
자필서명을 받고 이를 다시 우송 받는다.

이로써 가입절차는 끝난다.

인터넷을 이용한 보험가입은 보험료가 적은게 제일 큰 장점.

보험가입 과정에서 생활설계사가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수수료
만큼 보험료가 싸지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보험이 확산되려면 해결해야할 숙제도 없지않다.

"지금의 법체계에서는 완벽한 온라인청약이 불가능합니다.

보입가입시 청약서에 꼭 가입자의 자필서명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때문이지요"

김태경씨는 온라인 상거래가 빈번해지고 있는데 발맞춰 정부가 전자문서를
인정하는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현행법이 바뀌기만을 기다릴수 없어 사이버전용 보험상품을
개발, 재정경제원에 허가신청중이다.

빠르면 7월께 선보일 이 상품은 회사측이 전자우편으로 청약서를
접수하는 것으로 가입절차를 끝낼수 있다.

회사측은 아직은 회사소개만 영문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 자본시장
개방에 대비, 보험상품 정보도 영문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네티즌을 고객으로 하는 인터넷 보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