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사장(54)은 그룹내에서 "자금.회계통"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이사장은 기아에 입사하면서부터 자금이나 회계쪽을
단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숫자 귀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금융계에선 마당발로 통한다.

지난 92년 아산공장 설비투자에 드는 4,700억원의 돈을 무리없이
끌어댄 건 그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

김선홍회장이 각별히 신임하는 것이나 지난 89년초 그룹 종합조정실
신설때부터 실장을 맡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연유에서라는게 내부 평가다.

이사장은 선린상고를 나와 대학(고려대 경제학과)졸업을 앞둔 67년말
기아산업에 입사한 순수 혈통의 "기아맨"이다.

주위에선 누구나 이사장을 "격의 없이 편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술자리에서 직원들의 요구에 신세대 랩송까지 불러제낄 정도로 파격을
좋아한다.

그는 또한 스포츠광이다.

못하는 운동이 없지만 특히 15년 경력의 스키는 선수급이라는게
스스로의 평.

"운동도 일의 연장"이란 게 평소 그의 생각이다.

서울에서 유명한 음식점은 모조리 꿰뚫고 있을 정도로 "미식가".

애창곡은 조용필의 "허공".

골프는 싱글 핸디캡.

부인 장기미여사(49)와의 사이에 2남.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