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 < 공정위 부위원장 >

요즘에는 장가가는 사람에게 신부될 여성의 학력이나 미모여부를 물어보는
대신에 어떤 직장에 다니고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상례가 되어가고
있다.

그 만큼 여성이 일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2천만명중 여성이 8백만명으로 40%를 차지
했고 특히 20대 취업자의 경우에는 여성의 비중이 47%에 달했다.

이렇게 여성취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출산률의
감소 고학력화 사회인식의 변화등 인구.사회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또한 노동력 공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있어서 잠재력이 큰
인적자원이 바로 여성인력일 뿐 아니라 산업구조의 서비스화와 정보화로
여성일손에 보다 적합한 직종이 자꾸 생겨나는 경제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여성을 보면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직업관 직업선택동기가 진지하고 열정적일 뿐 아니라 전문성이나 생산성도
남성못지 않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취업에 대한 태도를 보면 종래에는 결혼전까지만 취업하고
결혼후에는 일을 하지 않겠다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자녀가 성장한후 취업
하겠다는 사람이 60%이상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가정과 관계없이 취업하겠다거나 자녀가 어릴때만
쉬고 일생동안 취업하겠다는 맹렬 여성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어 일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수 있다.

또한 여성의 취업동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자기집 일이나 가게를 거들고 자녀 교육비 등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하는 것이 여전히 주된 동기이기는 하나, 최근에는 가정과는 관계없이
일을 통해서 본인의 적성이나 능력을 활용하고 사회경험을 쌓으려는
적극적인 동기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 주변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여성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남녀간 차별의식을 털어내는 한편 턱없이 부족한 탁아시설을
많이 지어 여성취업 여건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여성 스스로도 일에 관한 직업의식이나 책임감을 높임으로써 일하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