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부채가 많은 대한항공이 원화가치하락(원화절하)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발생으로 올해 상반기 경상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1,033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을
올렸던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에는 원화가치하락으로 약 280억원의 외화
환산손실(평가손)을 낼 전망이다.

원화로 환산할때 지난해말 약 3조8,000억원이던 대한항공의 외화부채가
원화가치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280억원 늘어나 3조8,280억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대한항공의 총 외화부채가운데 달러환율에 영향을 받는 3조5,000억원
에 대해 달러환율이 1달러당 781원(쌍용경제연구소 추정치)으로 지난해말
(774.7원)보다 0.8%정도 상승할 것으로 가정한 수치이다.

외화환산손실은 결산시 영업외비용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외화환산손실
발생으로 이 회사의 상반기 경상이익은 전년동기(1,301억원)대비 63.7%
줄어 472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원화가치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의 90%정도가 달러로 들어오는 이 회사로서는 원화환율이 절하되면
그만큼 원화로 환산한 수익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1조876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813원)대비 14%,
영업이익은 1,685억원으로 지난해(1,245억)보다 19.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난 92년까지는 외환환산손실이나 이익을 3년동안 나눠서 결산에
반영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불가능해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결산기에 반드시 계상해야 한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