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거래량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다.

거래량이 주가 움직임을 미리 선행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거래량 선행 현상이 최근에 들어오면서 뚜렷한 신호역할을
해주지 못해오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거래량이 주가를 리드한다는 명제가 결코 흔들리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주가 보다 거래량이 한발 앞서 장세 방향을 암시해 주는 전통적
기능은 살아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그 역할이 현저하게 후퇴한 시기가 바로 요즈음이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대체로 동행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수 있다.

그만큼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되겠지만 또 한편으로
보년 장기투자자의 참여가 낮기 때문이라고 볼수도 있다.

게다가 우량주와 고가주 주도의 장세가 길어짐에 따라 거래의 신축성이
적어진 탓도 있다.

하지만 점차 증시 여건이 변해가고 있다.

수출이 크게 후퇴하고 따라서 대형 우량제조주 관심도 약화되고 있다.

또 이런 분위기라면 고가주 위상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반사적으로 내수주가 관심이 높아지고 중소형 저가주가 반경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시장 체질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장기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

지금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점검할 때라고 본다.

최근까지 단기 반발을 주도해오던 이런 저런 개별 종목들도 크게 보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가야만 장기전이 가능한 입장이다.

다름아닌 기술적 기반이 탄탄하게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첫번째 기본 요소가 거래량인데 이번주에 그 거래량이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장기 이동평균 거래량이 하락하여 단기 거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구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개별 종목 투자는 여기서 한발 뒤로 빠지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이 조건을 만들어주는 주식은 다름아닌 대형주이다.

그들이 이쯤에서 전체의 거래를 살려주고 장세의 기술적 기반을 다져주어야
한다.

이번주는 그 가능성의 관찰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

특히 대형주는 낙폭이 둔화될수 있는 기술적 조건을 시사하고 있어서
반발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술적 조건만으로 대형주가 살아나기에는 스스로 안고 있는
부담이 너무 크다.

경기위축은 물론이고 정국경색 그리고 노사관계등 대형주 투자심리의
걸림돌은 한둘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정부가 대북 쌀 지원을 고려하고 나섰다.

재료의 성질상 대형주 반발에 도움이 됨직하지만 그러나 그힘이 얼마나
될지는 단정키 어렵다.

지금 예탁금 수위가 낮아져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반등의 개연성은 있으나 단서가 부족한 그러한 한 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