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화 정보화 추세에 따라 기술진보, 격심한 국제경쟁,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경제의 인적요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거시경제 정책에 의존한 전통적인 수요관리 경제정책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제침체를 해결할수 없다는 인식아래 국가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는
교육 훈련 고용등 인력개발 부문에서의 미시경제정책과 제도개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바야흐로 국제적인 추세가 인력개발정책을 다시 중시하는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 산업사회에 요구되는 인력은 기술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인력을 말한다.

이러한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적응력은 기초적인 과학기술지식의
뿌리가 튼튼할때 배양될 것이다.

아울러 기능이 기능으로 멈추어 있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술과 교감을 통해
발전할수 있기 위해서는 공학적 지식과 연계해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와
기능인의 기술적 해석능력이 겸비될때 이루어진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지속적 능력개발과 새로운 기술습득에 대한 적응력
으로 신기술을 체득하는 손과 두뇌를 동시에 활용가능한 신기능 인력의
창출없이는 WTO체제에서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할수 없을 것이다.

산업인력은 연구개발분야 종사자인 과학자와 공학기술자, 그리고 제조분야
종사자인 기능인력으로 나눌수 있다.

특히 기능인력은 산업인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능인력은 주어진 업무의 해결능력에 따라 몇가지로 분류할수 있다.

정밀도가 높지 않은 한두가지 종류의 작업을 수행하는 단순기능자,
숙련도가 높은 한두가지 종류의 작업을 수행하는 준다기능자, 주로 소규모
공장에서 손재주가 좋아 어떤 제품이라도 만들어내는 다기능자, 정밀도 높고
복잡한 일을 수행하는 고숙련자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기사와 기능사 사이에서 교량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기계 전기
전자 정보통신 섬유 화공 등 해당 산업분야에서 기업의 규모나 시설장비의
수동 또는 자동에 관계없이 생산계획, 기기의 운전 조작 유지 보수, 공정
관리및 품질관리 등을 행하며 단순기능자에서 고숙련자에 이르는 제조분야
종사자를 지도할수 있으며 생산기술의 진보와 작업방법 개선에도 끊임없이
참여하는 지식과 기능을 가진 합리적 사고를 하는자를 다기능 기술자라고
할수 있다.

다시 말하면 다기능 기술자라 함은 생산현장의 핵심이 되는 기능과 기술이
접합된 부분을 담당하는 자라 할수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인력 구조를 살펴보면 공업화 초기에는 피라밋 형태로서
단순기능자 층이 두터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 산업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인력구조 모양새가
다이아몬드 형태로 되면서 그 중심부를 차지하는 다기능 기술자의 업무
영역이 점점 넓어지게 된다.

세계는 지금 정보화혁명의 신기술들로 일의 의미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제조업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사람을 대신하고 있는 컴퓨터 로봇 첨단
통신기술 등의 신기술은 공학적 경제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그 결과
제조업 인구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바로 유능한 엔지니어와 다기능 기술자의 공헌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추세에서 우리기업이 세계속의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인력양성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꿔 말하자면 다기능 기술자의 양성공급에 주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기능대학과 전문대학이 설립돼야 하며
그뿐만 아니라 기업이 기능대학을 설립하거나 공공의 기능대학에 위탁
교육훈련을 실시해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 기술교육대학교 산업기술인력연구소 추계에 의하면 다기능
기술자 수요는 연간 최소 5만명으로 되어있으나 우리사회의 실질 공급능력은
1만~2만명 내외이다.

현재 직업훈련부문의 기능대학 확대는 이런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기능 기술자의 절대 요구수를 공공직업교육 훈련부문이 담당할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므로 부족한 인력충원은 기업이 해결할 숙제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람은 얼마든지 구할수 있다"는 식으로 인적자원을
과소 평가, 필요한 인력을 스카우트하면 된다는 습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돌진스(J Dolgines)는 기업간의 인력 스카우트에 대해 "유능한 인재의
이동은 손익계산서 상의 금액으로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근대기업에서
손실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혁신시대에 어울리는 다기능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공공기능대학
설립뿐 아니라 기업이 기능대학을 설립해 양질의 다기능 기술자를 양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다기능기술자의 양성에는 공학적 지식과 실천능력을 겸비한 우수한
교사확보가 기본전제가 되므로 기능대학 전문대학의 교수요원과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교사양성체제의 확립에 정책적 지원이 요청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