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부터 공사중인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4만여평의 공유수면
매립현장.

겉으로 여느 다른 매립현장과 다른 점이 없어보이는 이곳 현장을
바다쪽에서 살펴보면 한가지 외형적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매립지를 파도로부터 보호하기위해 쌓아놓은 호안블록 하나하나의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94년 독자적으로 기술개발, 한국 해양연구소의 실험을
거쳐 신기술지정을 준비중인 "호안용 유공식 콘코리트블록"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호안공사는 바다에 접한 기존 토지나 신규 매립지의 지반을 파도에 의한
파손이나 토사 등이 씻겨나가는 것을 막기위한 보호시설공사다.

이 공사는 바다와 육지의 접점공사와 매립지까지의 완만한 경사지역공사,
매립지와 접한 곳의 둑공사등 3부분으로 크게 나눌수 있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매립지와의 경계지역에서 전방 9.4m
경사지역을 4면이 꽉막힌 콘코리트블록과 달리 콘코리트의 중앙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블록을 엇갈리게 쌓아 계단식으로 둑을 쌓는 방식이다.

기존의 구멍이 없는 블록으로 쌓은 호안구조물의 경우 파도가 구조물에
부딪쳐 매립지쪽으로 넘어들어오는 파도양(월파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구조물을 넘어들어오는 파도는 매립지의 토지를 훼손시키기 때문에
월파량이 많을수록 매립지의 손실커진다.

따라서 기존 공유수면 매립공사현장에서는 파도의 피해를 줄이기위해
호안구조물을 높게 쌓을 수 밖에없고 이때문에 전체 공사비는 늘어나고
공기도 그만큼 길어진다.

또 방파제등구조물이 높아 바다쪽으로 접근할때 위험이 따라 인근
주민들의 해안 접근이어렵다는 단점도 생기게 된다.

그러나 구멍이 난 유공콘코리트블록을 이용해 호안구조물을 만들면 파도의
충격을 유공블록이 자체 흡수, 매립지로 넘어들어오는 파도량이 줄어들어
매립지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기존 무공블록보다 낮게 쌓아도 파도를 막는 효과가 뛰어나 공사비를
줄일 수 있고 이에따른 공기단축의 효과도 거둘수 있다.

유공식 호안블록은 기존 4각체의 호안블록과 비슷하나 중앙에 2개의
구멍이 뚫린 세로 1m 가로 2m 크기의 콘코리트 블록이다.

이를 경사지게 연결해 매립지까지 차곡차곡 쌓으면 계단모형의 구조물이
된다.

이때 부분적으로연결된 앞쪽의 블록과 뒤쪽의블록사이에 만들어진 통로가
길게 이어지는 모양이다.

따라서 파도량이 많거나높게 치더라도 이들 블록의 구멍이 형성하고 있는
통로가 파도의 충격을 대부분 흡수, 직접적으로 둑을 넘어 매립지로
흘러들어가는 파도의 양이 상당히 줄어든다.

해양연구소에서 실시한 유공블록의 모형실험 결과를 보면 기존 구멍이
없는 "무공콘코리트블록" 구조물보다 파도와 구조물이 부딪쳐 생기는
충격으로 치솟은 파도가 제방을 넘어 매립지를 덮치는 양(월파량)을
절반이상 줄일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도의 피해을 막아 매립지의 토지이용율을 극대화시킬수있는 셈이다.

또 기존 무공블록으로 구조물을 지을 경우 월파량을 줄이기 위해 구조물
자체를 7m 높이로 쌓아야 하나 유공블록을 이용하면 2m정도 높이를 낮출수
있어 전체 공사비를 10%정도 줄일 수 있고 시공도 수월하다.

게다가 유공콘코리트블록을 이용해 호안공사를 할 경우 바다와 육지가
접하는 부분에서 매립지에 접한 제방까지의 경사가 완만해 해안 경관의
훼손이 덜하고 특히 인근 주민들이 바다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