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택지의 모양은 길과 길이 교차하면서 만들어진다.

길이 어느 방향에 있느냐에 따라 개발형태나 효과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 법령에서도 길의 위치에 따른 개발제한폭을 크게 달리하고있다.

서울 강남구청장을 지낸 이모씨는 서울 논현동에서 소유하고있던 85평
땅의 북쪽에 길이 붙어있어 일조권과 사선제한을 피할수 있다는 점을
활용, 개발효과를 크게 높인 케이스이다.

임대용 다가구주택을 지어면서 건물을 부지의 남쪽 끝으로 배치, 8대나
주차할수있는 지상주차장(법정 5대)을 만들고도 가구당 실평수도 10%이상
넓혔다.

다른 방향에 길이 있으면 건물사방으로 일정공간을 두거나 일조권에 걸려
반지하주차장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실평수는 그만큼 줄어드는게 보통
이다.

서울 강남지역의 대표적인 고급주택가인 경복아파트 후문쪽에 1층 양옥을
지어 살고있던 이씨는 지난해초 이땅을 소형 원룸주택으로 개발키로하고
설계와 허가까지 마무리했다.

그러나 공직자출신으로 소형원룸이 주차장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 터라 쉽게 공사에 들어갈수 없었다.

그렇다고 퇴직수 임대소득이나 손쉬운 관리등의 문제를 생각하지않을수도
없다.

그러던 차에 알게된 소택지개발전문업체 한국예건(548-0483)의 조언으로
잡게된 개발방향이 신혼부부전용 고급임대다가구.

주변이 고급주택가이고 관세청 무역센터등 강남의 주요 사무실밀집지역과
가깝지만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새 아파트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임대가격을 같은 크기의 아파트와 비슷한 가구당(실평수 20평) 8천만원
으로 높게 책정하면서 내외부시설을 빌라수준으로 높였다.

고소득 신혼부부를 겨냥한 것이었다.

외부는 파스텔톤의 뾰쪽지붕으로, 내부는 인테리어전문팀을 동원해 싱크대
마루 방을 원목풍으로 통일시공했다.

또 이중 방범시설, 신혼부부에 맞는 특수조명, 고급욕실부속세트 등을
설치하고 대형싱크대를 창고겸용으로 설계했다.

예상대로 지난4월 지하1 지상3층(연면적 2백평) 10가구의 임대가 다됐다.

한가구는 최근 결혼한 이의 아들내외가 입주하고 일부는 월세로 전환
했다.

이를 전세보증금으로 전환하면 이씨는 총 8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리게됐고
공사비 4억6천만원(설계.수도가스 각 2천만원, 시공 4억2천만원) 제외
하더라도 3억4천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게 된 셈이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