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등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마실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서울 시내 학교,아파트,구청 등에 설치된 비상급수시설중 38% 이상이
대장균등 세균 과다로 인해 음용수로 부적합한 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
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달 10일부터 31일까지 공공기관 또는 민간시설에 설치
된 비상급수시설 4백68곳중 3백94곳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전체의 38%
인 1백54곳이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검사결과 이들 비상급수시설은 암모니아성 질소,대장균,질산성 질소,
일반세균 등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결과를 보면 중구 다동 한국관광공사 빌딩과 국제빌딩은 일반세균이
과다하게 검출됐으며,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은 암모니아성 질소와 대장균
이 과도하게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화곡6동 강서구청 건물내 급수시설에서는 암모니아성 질소가,강서구
염창동 상승아파트에서는 질산성 질소,가양1동 가양아파트에서는 암모니아
성 질소와 질산성 질소가 검출돼 시민들이 마실 경우 "청색증"을 유발할 수
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종로구 동숭동 서울사대부속여중,동대문구 흥인동 성동기계공고,강
서구 화곡7동 월정초등학교 등에 설치된 비상급수시설도 음용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이번 수질검사에서 제외된 나머지 74곳도 대부분 수원 고갈(45곳),
기기고장(22곳)등으로 인해 비상시 시민을 위한 급수시설로서의 역할을 제
대로 수행하지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이번 검사에서 음용수로 적합한 것으로 판명된 2백40곳의 수질에 대
해서도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에 2차 검사를 의뢰,오는 14일부터 43개 항
목에 걸쳐 정밀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