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11일 사정거리 1백80Km이상의 미사일개발을 제한하고 있는
한.미 미사일각서를 국제 비확산체제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수준까지
조정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미사일각서가 MTCR 수준으로 조정되면 현재 사거리 1백80Km이내로
묶여 있는 한국의 미사일 개발이 MTCR이 제한하는 사거리 3백Km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연내에 MTCR에 가입키로 하고 오는 9월께 제3차 한미
대량파괴무기 비확산협의회에서 미사일각서 조정문제를 구체적으로 협의키로
했다.

양국은 10~11일 이틀간 외무부에서 열린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체제구축을
위한 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날 협의에서 우리측은 북한이 사정거리 5백km의 스커드C미사일의 시험
발사에 성공하고 사정거리 1천km및 1천5백km이상의 노동1,2호 미사일을
개발하는 상황에서 한국측도 상응하는 미사일 개발수준을 보유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밖에 지난 4월 베를린에서 개최된 북.미미사일협상 결과와 이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협의하고 특히 북한이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과
CWC(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유명환외무부 미주국장이, 미국측에서 베를린
북.미미사일협상당시 수석대표를 맡았던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정치군사국
부차관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