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대연합"은 과연 성사될 것인가.

통신장비비제조업체군에서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로 선정된 한솔PCS가
"문호개방"의 뜻을 밝히고 나서자 한솔과의 경합에서 탈락했던 금호 효성
중기협등의 동참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우 정통부가 "탈락업체 무마"를 겨냥해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의
지분율 변경을 허용해서라도 탈락업체에게 신규통신사업 참여기회를 주기로
했던 계획은 성공하게 된다.

참여신청기업이 모두 하나로 합치는 "대연합"이 국제전화에 이어 또다시
등장하게 된다.

한솔PCS의 정용문대표는 12일 정통부 기자실에 "당선사례차" 들러 탈락기업
수용의사를 나타냈다.

정대표는 "탈락기업에 대해 일정권역을 할애하는 문제를 검토할 생각"
이라며 영업권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참여시킬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대표는 그러나 지분참여에 대해서는 "2백80개 주주의 양해가 없이는
곤란하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금호그룹 한 관계자는 "지분참여해 일정지역의 영업권을 확보할수 있는
형태로 참여할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통신사업에 참여키로 했던 목적이 통신서비스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을 축적, 해외에 진출하는데 있었다"고 전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단순한 소액주주로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효성의 한관계자도 한솔PCS 참여에 대해 "아직 정식 검토한 적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조건이 맞는 참여기회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수 있을것"
이란 뜻을 나타냈다.

이들의 이같은 발언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이지만 실제 일부기업의
참여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이들은 정통부가 탈락기업의 동참기회를 준다는 구상이 "그냥 해본 소리"는
아니란 점을 그 근거로 내세운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려면 정통부의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통부가 탈락기업 배려를 위한 방법으로 이번에 제시한 지분율변경외에
영업권 할애도 함께 허용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솔PCS에 참여한 기존주주의 반발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미 확보해둔 "자기몫"을 왜 나눠 주느냐고 반대할 경우 설득할 논리가
마땅찮기 때문이다.

한편 중기협의 한국통신 PCS자회사 참여문제는 당분간 운도 떼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기협이 선정결과를 수용할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릴 기세가
전혀 없는데다 한국통신과 중기협이 이것을 서로 원치 않아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당분간 "냉각기"를 거치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로가 서로를 일정부분 필요로하는 대목이 있는 만큼 영원히 "남남"으로
갈라서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다만 어느정도 "힘겨루기"가 벌어져 여러차례 고비를 거칠 것으로 본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