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13일 저녁 여의도 트윈타워를 비롯 관계사가 입주한 경인지역
9개 빌딩에서 임직원에게 맥주를 무제한 공급하는 "전그룹적 술파티"를
열어 눈길.

LG는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도 PCS사업권 획득을 기념하는 두번째
자축연을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한 것.

이날 행사는 지난 1차 자축연때 구본무그룹회장이 "맥주도 부족하고
안주도 부실하다"며 다시 열도록 지시한 데 따라 개최됐다.

그룹측은 1차 자축연이 PCS사업권 선정이 발표된 당일날 흥분상태에서
갑자기 열려 준비가 부실했다고 보고 최상급의 서비스를 위해 만반의
체제를 갖췄다.

LG그룹은 2차 자축연때는 적어도 "알콜 부족"사태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아래 트윈타워에서만 생맥주 5백만cc를 준비했다.

생맥주외에도 상당량의 캔 맥주를 비축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지하 레스토랑과 5백명이상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동서관
식당은 물론 복도에서도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을 준비해 지하층
전체를 대형 주점으로 만들었다.

경인지역의 다른 빌딩에서도 트윈타워에 버금가는 양의 술을 준비해
이날 저녁 서울과 경기도의 맥주는 LG그룹에서 싹쓸이 한 게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LG그룹의 한 임원은 "지금이야 말로 정신을
가다듬고 사업준비를 해야할 때인데 연이은 자축 술파티로 종업원들의 흥분
상태가 계속돼서는 곤란하다"며 "행여 다른 그룹에서 술로 지샌다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주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