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미시건주 오클랜드힐스GC 버밍햄 = 김흥구 기자 ]]

<>.96 US오픈은 "괴물과의 싸움"이다.

대회장소인 오클랜드 힐스GC (파70)가 바로 몬스터 (괴물)이기
때문이다.

저 유명한 벤 호건 (미국)은 1951년 이곳에서 벌어진 US오픈 우승직후
말했다.

"괴물을 무릎 꿇린 것이 너무 기쁘다"

괴물을 만든 장본인은 금세기 최고의 코스 설계가들.

디트로이트 근교의 오크랜드 힐스GC는 원래 포드자동차회사의 부유한
임원들이 1917년 만든 코스로 최초의 설계는 금세기초 최고의
코스디자이너로 꼽히는 도널드 로스 (미국)가 했다.

그러나 1951년 이곳에서의 US오픈을 앞두고 클럽측은 금세기 후반의
최고 디자이너인 로버트 트렌스 존스 (약칭 RTJ, 미국)를 불러 개조를
요청했다.

RTJ는 프로들로부터도 "괴물"로 불리는 "가혹한" 설계가.

그는 "선수들에게는 충격요법이 필요해"하며 무자비한 코스변경을
시도했다.

RTJ는 우선 페어웨이 폭을 최대한 좁혔다.

그 폭은 20야드부터 시작 결코 25야드를 넘지 않았다.

25야드라면 웬만한 그린 폭과 같은 넓이.

그는 페어웨이벙커도 종전 최대 220야드 거리에서 230-270야드 거리로
후퇴시켜 프로들이 벙커를 넘길수 없도록 했고 그린사이드 벙커도 최대한
타이트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은 오로지 RTJ가 의도한 루트를 따라 쳐야만 파가 가능했다.

코스공략은 극도의 정확성이 요구됐고 어떤 경미한 실수도 엄벌에
쳐해졌다.

51년 US오픈에서 벤 호건은 첫날 6오버파 76타를 쳤다.

첫라운드후 호건은 결론을 내렸다.

"용감한 자만이 괴물을 이겨"

그는 다음날부터 일관되게 공격적 골프를 쳤고 마지막 라운드를
67타로 장식하며 7오버파 287타로 우승했다.

초창기 이곳의 헤드프로였던 월터 헤이건은 이때 "선수들이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가 선수들을 가지고 놀아"라고 탄식했다.

파70인 이곳은 프로들의 버디홀인 파5홀이 2개뿐이고 12개의 파4홀중
10개가 400야드 이상의 거리이다.

매스터즈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가 파72인데 6,925야드이나
이곳은 파70인데 그보다 70야드가량이 긴 6,974야드이다.

선수들은 오랫만에 거리와 싸우게 되는 셈이다.

51년대회이후 오클랜드에서는 두번의 US오픈이 열렸는데 우승자가
언더파를 친 것은 85년의 1언더파 279타 (앤디 노스)뿐이고 61년
진 리틀러 (미국)의 우승스코어는 1오버파 281타였다.

<>.이곳에서 열린 US PGA 선수권은 다소 후하다.

72년 게리 플레이어의 우승은 1오버파 281타였지만 79년 데이비드
그레엄의 우승은 8언더파 272타였다.

그러나 US오픈은 코스세팅이 훨씬 가혹하다는 점에서 직접비교는
별 의미가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